일부 학교 예산 줄어 재정압박…국내학생 휴학까지 이중고 겪어

경북·대구권 일부 대학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유학생 휴학 등의 비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휴학생들이 증가한 일부 대학은 재정압박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경북대 외국인 유학생은 총 1112명으로 학부 627명, 석박사 485명이다.

이중 학부 130명, 석박사 41명 등 총 171명이 1학기 휴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유학생이 600명을 차지, 전체 유학생의 절반 이상인 가운데 이들 중 122명이 휴학으로 1학기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계명대는 지난 4월 학부 기준으로 외국인 유학생 894명 중 416명이 휴학했다.

휴학생 중 중국 학생이 355명으로 대부분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한의대는 학부와 대학원 외국인 유학생 수가 지난 학기 100여 명에서 올해 1학기 70여 명으로 30% 감소했으며 1학기 어학연수생이나 교환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영남대는 지난해 학위과정 대학생 558명, 어학연수생·교환학생 등 비학위과정 827명으로 총 외국인 유학생은 1385명이다.

하지만 올해는 총 1091명으로 300명 가까이 줄었으며 교환학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대의 경우 1학기 외국인 유학생 169명이 등록해야 하지만 69명이 취소했다.

평년과 비교하면 유학생 휴학 등의 숫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대의 경우 외국인 유학생 중 휴학하는 학생은 코로나19 이전에는 10여명에 불과했다.

계명대도 외국인 유학생 휴학은 평년 50여명이었으며 코로나19 여파로 10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휴학생 국적이 중국 학생에 몰린 것도 코로나19 여파가 휴학생 증가로 이어진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 2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창궐, 유학생들이 국내로 들어오기 힘들었다.

지난 3월부터는 오히려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유학생들이 입국을 꺼린 것이 휴학생 숫자로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양쪽 모두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항공편 등이 끊기거나 축소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진행된 점이 휴학생 증가를 막는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외국인 유학생 중 휴학생 숫자가 많은 대학들은 예산 집행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학생을 대비하면 유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이미 포함됐던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재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10년여 동안 이어진 등록금 동결, 학생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충격이 적지 않은 것을 전해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 예산이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많아 예산이 갑자기 줄어드는 상황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며 “총예산을 집행하려는 시점에 타격을 받은 것도 대학 운영에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또 “국내 학생들의 휴학도 무시할 수 없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