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동해안 이용 금액 58.3% 서울 등 수도권으로 역외유출
온라인·비대면 소비 가속화 탓…관광산업 활성화 등 대책 시급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 설치돼 있는 모니터에 ‘대한민국 동행세일’을 홍보하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경북일보DB
코로나19 장기화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면서 경북동해안지역 신용카드 소비액의 60%가량이 역외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액의 역외유출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지역 소매점들의 침체를 부추기는 원인이 되고 있어 포항시와 경주시 등 경북동해안지역 지자체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4일 발표한 지난 2017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지역 신용카드(신한·하나 2개사 기준) 이용실태를 분석한 조사연구보고서인 ‘최근 경북동해안지역 순역외소비 확대 요인 및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신용카드 이용 금액의 58.3%가 역외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하나은행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기준으로 한 이 조사 결과는 지난해 평균 역외 소비율이 56.2%였던 것과 대비할 때 2.1%나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는 무려 2.6%p나 증가했다.

이 같은 역외소비율은 전국을 기준으로 세종·인천에 이어 경북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어서 경북동해안을 비롯한 경북지역 역외소비율이 유독 높다는 분석이다.

역외소비율이 이처럼 증가한 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이 주요인으로 꼽혔다.

즉 소비자들이 지역 상가나 전통시장, 대형할인점 등을 직접 찾기보다는 인터넷쇼핑이나 각종 통신판매 이용이 늘어나면서 타 지역 소재 제품을 많이 구매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역외소비액 중 본사가 많이 소재한 서울 지역이 36.0%에 달했다는 점과 주요 역외소비 유출 업종으로는 유통업이 지역 전체 역외소비액의 31.4%를 차지한 것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반면 타 지역민이 경북 동해안에서 카드를 사용한 비중(역내소비 유입률)은 25.8%로, 경북(29.3%) 및 전국 평균(30.3%)에도 못 미쳐 철강경기 침체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일로인 지역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액의 대부분이 일반 소매점 이용과 관련된 것이어서 침체된 지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지역 소매점 이용 활성화를 위한 대안 마련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은 포항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주력산업인 관광 관련 세부업종이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역내소비 유입률 역시 지역관광업이 타격을 받으며, 전년동기대비 4.8%p 감소한 20.6% 수준으로 떨어져 역외소비율과의 격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에서 한은 포항본부는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지역 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켜 소비 유입을 증진 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경북동해안 2시·3군 지자체간 협력을 강화해 각 지역축제를 상호보완·연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외부 관광객 유입을 위한 특급호텔 유치·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관광자원 개발·소비트렌드 변화에 대응한 복합시설 마련으로 지역의 중심상권 형성·업종간 연계 강화를 통한 역외소비 유출 축소 등의 방안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복합시설의 경우 관광산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높아 역내소비 유입을 증대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 포항본부 관계자는 “관광객들이 경북동해안지역에 머무는 평균일수가 늘어나면 숙박·음식점 등 소비유입이 확대될 것”이라며 “여기에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행태에 맞춰 지역소매업도 온라인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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