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 수필가
김종한 수필가

지난해 신천강변 따라 운동을 신나게 다닐 때다 도시철도 3호선 건들바위 역 앞 아파트에서 먼동이 트는 5시 반에 나서면 자동차 한산한 새벽 공기 신선하다. 대봉성당을 지나 웨딩거리를 건너 도시철도 3호선의 웅장한 사장교각의 신천 대봉교에 도착해 다리 밑으로 내려가면 주변경관이 잘 가꾸어진 산책길이 나온다.

신천의 남쪽은 가창 댐, 북쪽은 금호강 따라 서쪽재방은 신천대로동쪽재방이 신천 동로다. 강 옆 오솔길에 보행자 전용도로와 자전거 전용도로가 나란히 있다. 새벽 6시만 되면 보행과 자전거 행렬로 장사진이다. 걷는 사람, 뛰는 사람, 달리는 사람까지 합세하면 왁자지껄한다.

매일 테니스 치는 대봉교각 아래서 출발 어르신네 생활체조 하는 희망교각을 지나 운동기구에 매달리는 중동교각에 오면 잠시 숨 고른다. 신천의 화장실은 음악도 나오는 호텔급 수준이다. 수중보가 있는 가창교각 밑 징검다리를 돌아오면 빠르면 1시간 걸리는 멋진 산책코스다.

상주에 살다가 대구로 이사 온 지가 8년째이다. 신천에 7년은 열심히 다녔는데 올해 초에 코로나19로 가다가 말다가 하다가 아예 안 간지가 1년이 다 된다. 습관이 무섭다 매일 가면 가는데 가다가 안가면 결국 안 가게 된다.

가창교가 있는 수중보에서 자매님이 나에게 ‘형제님 수달 봐요’ 신기한 듯 말한다. 나는 ‘천연기념물인 수달 둥글납작하게 생겨 귀여워요’ 하며 화답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형제님’ ‘자매님’ 호칭 다정스러워 듣기 좋다. 아저씨, 어르신네 보다는 백번 낫다. 한민족 우리민족은 단일 민족이다. 단군자손으로 모두가 형·동생 형제자매다. 성당이나 성모당에 기도하러 가면 신자들이 모두 형제자매로 부른다. 듣기가 다정다감하다. 초등학생도 형제님, 구순 넘은 할아버지도 형제님이다.

근대화시절 전차가 다녔던 서울 장발에 기타매고 Song Sung Blue 팝송 따라 부르며 제수할 때 이야기다. 근 1년을 성동구 신당동 이모님 집에서 종로 낙원상가가 있는 대학입시학원에 도시락을 싸들고 느린 전차로 출퇴근 했다. 신천 수중보에서 자매님이 다정한 형제님 호칭에 문뜩 남대문시장 옷가게 들렸던 옛날 기억이 되살아난다.

환갑을 갓 넘기게 보이는 아주머니가 옷을 고른다. 여점원이 다가와 ‘손에 든 옷 할머니한테 잘 어울려요’ 웃으면서 말하니까, 아주머니가 대뜸 할머니! 하면서 발끈 큰 소리로 버럭 소리 지르며 가게 문을 박차고 나간다. 구시대든 신시대든 나이가 적거나 많거나 할아버지는 젊은 오빠! 할머니는 동서가 부르는 형님! 듣고 싶어 불러주면 누이 좋고 매부 좋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 갚는다’ 삼사일언으로 생각하며 상대방 입장의 역지사지로 말을 걸자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지 못 한다. 자주 사용하는 호칭에 각별히 신경 쓰자 성당에서 자주 사용 하는 형제자매님 부를수록 정감이 철철 넘친다. 나이는 숫자 남자에게는 형제님! 여자에게는 자매님! 남녀 공용 형님 동생 아름다운 호칭 우울한 코로나 세상에 인정 넘치고 살맛 나는 세상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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