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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수문 개방 속 월영야행 축제"…안동시 안전불감증 도넘어
"댐수문 개방 속 월영야행 축제"…안동시 안전불감증 도넘어
  • 이정목 기자
  • 승인 2020년 08월 07일 18시 13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8월 07일 금요일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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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밑 월영교 일원서 진행…안전재난 문자가 홍보수단 변질
교통 마비에 불어난 물 낙동강 둔치 계단까지 차올라 '아찔'
6일 밤 10시께 안동댐 방류가 임박한 시점에 하류지역 시민들의 대피방송이 계속 흘러나왔지만 많은 시민들이 댐 방류 바로 아래 월영교 인근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다.
댐 수문이 열리면 인근 지역 시민을 대피시키고 현장을 통제해야 할 의무가 있는 지자체가 오히려 댐 방류지역 바로 옆에서 행사를 개최하고 사람들을 끌어모아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다가 접근금지를 알려야 할 안전안내문자는 오히려 홍보수단이 돼 많은 시민이 몰리면서 대형사고에 대한 대비가 적절했는지를 비판하는 시비도 일어 논란이다.

6일 밤 10시 30분께 안동댐이 17년만에 수문을 개방해 초당 300t씩의 물을 흘려보내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기상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방류량이 조절된다.
최근 지속한 장마와 폭우로 지난 6일부터 안동댐과 임하댐 방류가 시작됐다.

안동댐은 6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임하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초당 300t가량을 각각 방류하기 시작해 방류량을 점점 늘리고 있다.

특히 7일 오전 11시 59분께 안동시는 안전 안내문자를 통해 ‘금일 14:00 시 부로 안동댐, 임하댐 최대 1,600t/초 방류예정 침수위험이 있으므로 저지대, 둔치 주차장 차량 이동 등 안전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의 문자를 발송해 하류의 침수위험이 있는 지역 시민들의 대피를 알렸다.

6일 밤 11시께 안동댐 방류가 시작된 직후 법흥교 아래 안동댐 진입로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겼다.
하지만 시민 통제와 대피를 알리는 안전 재난 문자가 오히려 시민들을 끌어모으는 홍보 수단이 돼 추가적인 방류를 시작한 오후 2시 무렵에는 댐 주변의 교통이 마비될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이후 17년 만에 안동댐이 방류를 시작하면서 이를 구경하기 위해 한꺼번에 몰려든 차량이 댐 정상부부터 안동댐으로 향하는 교차로인 법흥교 인근까지 이어지면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어냈다.

특히 차량의 긴 줄이 이어질 동안 이 지역을 출입을 통제하는 인력은 전혀 볼 수 없었다.

갑자기 불어난 물이 도로 위까지 덮치게 되면 밀려 있던 차들이 모두 물에 떠내려갈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 이어졌다.

안동댐 방류 기간 동안 코밑 하류 지역인 월영교 일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월영야행’도 안전불감증에 대한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월영야행’은 오후 8시에서 10시가 넘는 시간까지 월영교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하지만 6일 밤 10시 30분부터 안동댐의 방류를 시작한다는 안내방송이 오후7시부터 시작돼 하류 지역 시민들의 대피를 알렸지만 댐 방류가 임박한 밤 10시 무렵에는 오히려 시민통제는커녕 코로나19 검사에만 집중해 많은 관광객을 행사장으로 끌어들였고 주차안내를 도왔다.

그 시간 댐 하류 지역인 낙천교 일원과 영호대교 일원의 낙동강 둔치는 갑자기 불어난 물이 둔치 진입 계단까지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었다.

또 방류된 물로 인해 인근 지역은 자욱한 안개로 가득해 차량 통행에 큰 지장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축제장을 찾는 차량과 댐 방류를 구경하려는 차들이 한데 뒤섞이면서 일대는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17년 만에 수문을 여는 안동댐의 모습을 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댐 주변으로 몰리면서 일대의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행사장의 한 관계자는 “바로 옆에서 댐 방류가 곧 시작돼 갑자기 물이 불어날 것이 뻔한데 통제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댐 방류와 행사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며 “통제지시도 없었고 행사는 예정대로 계속 진행된다”고 말했다.

안동시도 “강변 둔치에 주차된 차량을 정리하는 인력도 모자라는 상황에 댐 방류 인근 지역에 배치돼 차량을 통제할 수 있는 인력은 생각지도 못했다”며 “지금부터(7일 오후 4시)라도 한국수자원공사와 연락을 취해 대책을 마련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안동시 용상동에 사는 A(29) 씨는 “댐 방류로 하류 지역 시민들의 대피를 유도하는 방송이 계속 나오고 있었지만, 오히려 행사장을 찾아가고 수문이 열리는 것을 구경하러 가는 시민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통제를 해야 할 행정이 오히려 시민들을 끌어다 모은 것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도를 넘은 안전불감증에 관한 내용을 지적했다.

안동시 안기동에 사는 B(41) 씨도 “최근 코로나 19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를 취소하는 곳이 많지만 무리하게 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데 댐 방류를 하는 곳 바로 옆에서 행사를 버젓이 진행한다는 것은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행위다”며 “행사를 개최한 행정 당국도 위험 장소에 모여든 시민들도 모두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한편 지난 1일부터 7일 16시까지 경북 북부지역에 내린 누적 강수량은 봉화가 211.3㎜로 가장 많았고 영주 172.9㎜, 예천 171㎜, 문경 135.9㎜, 울진 95.3㎜, 상주 81.9㎜, 안동 77.3㎜, 영양 35㎜, 의성 31.5㎜, 청송이 31㎜를 기록했다.

누적 강수량이 점점 늘어나면서 안동댐과 임하댐도 초반 300t가량의 방류량을 최대 1500t까지 늘려 오는 14일까지 방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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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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