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본 예산 대비 7~8% 증가…최종 윤곽 8월 말 확정
포스트 코로나 대비 경기 회복·경제 도약 핵심

정부가 내년 예산을 올해 본 예산 대비 7~8%대로 늘린 550조원대 수준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종 윤곽은 이달 말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면한 경기 회복을 지원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의 초석을 다지는 내용이 담긴다.

다만 내년 예산은 최근 급격한 재정확대에 따른 부작용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확장재정 기조는 유지하되 일정 부분 확장 속도를 조절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9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내년도 예산안 초안을 이번 주 중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다.

이번 보고는 내년 예산안을 최종 확정하기에 앞서 내년 예산안의 큰 그림과 방향성을 사전에 조율하는 절차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내년 예산 역시 확장 기조를 이어간다”면서 “코로나19 사태로 급락한 경기의 회복을 돕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한국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한국판 뉴딜’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만 내년도 예산 총지출 증가율을 두 자릿수(10% 이상)로 가져갈 수 있다는 일각의 예상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못 박았다. 지출을 급속하게 확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재정수지 악화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아직 당정이 협의 중이지만 내년 예산을 10%대로 늘리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여당 관계자는 “아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아껴야 한다(지출 구조조정)”면서 “그래야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대응과 한국판 뉴딜 사업에 과감하게 지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확장적 재정 기조를 이어가되 급속한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가부채 누증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내년도 예산 총지출 증가율은 7~8% 수준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미정 상황인 사업에 대한 지출 규모가 늘어나면 8%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예산 증가율을 7~8% 수준으로 볼 경우 예산안 총액 규모는 550조 원 안팎이 된다.

올해의 경우 본예산 규모는 512조3000억원이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3차례 추가경정예산안으로 총지출 규모는 546조9000억원까지 늘어났다.

즉 내년 예산은 올해 역대 최대 추경분까지 합산한 546조9000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므로 확장재정의 지속이라 볼 수 있다. 다만 본예산 기준으로 2019년 지출 증가율이 9.5%, 2020년이 9.1%였음을 감안하면 7~8%대 증가율은 일종의 감속이자 코로나 사태 이후 ‘정상화’ 모드 진입의 의미가 담겨 있다.

정부가 지난 6월 3차 추경을 발표하면서 제시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5.8%,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3.5%로 모두 역대 최고치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예산 증가율은 세부 사업의 지출 규모가 정해진 후 나오는 결과물 성격이므로 아직 특정한 수치를 거론하기에는 이르다”면서 “최종 윤곽은 이달 말쯤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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