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문화 온라인으로 급속 이전…코로나 이후에도 돌아오긴 힘들 듯
사업모델 스마트화·오프라인 차별성 등 살린 중장기 전략 수립 절실

전국의 거의 모든 경제주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인 ‘대한민국 동행세일’이 대구 중구 서문시장이 마스크를 쓰고 쇼핑을 나온 시민으로 북적이고 있다.경북일보DB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쇼핑문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이전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골목상권 살리기를 위한 대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경기연구원 신기동 연구위원은 지난 5월 수도권 20대 이상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소비행태 변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최근 ‘코로나19 시대, 언택트 소비와 골목상권의 생존 전략’이라는 책자를 내놓았다.

이 책자에 따르면 지난 5월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 발생 이후 온라인 쇼핑 이용빈도가 ‘늘었다(48.8%)’는 사람이 ;줄었다(16.0%)’는 사람보다 32.8%p나 많았다.

반면 오프라인 쇼핑 이용빈도가 ‘늘었다’는 사람은 12.2%에 불과했으나 ‘줄었다’는 사름은 54.0%에 달해 무려 41.2%p차이를 보였다.

세부유형별 증감지수에서도 온라인쇼핑몰(공산품/생필품·식료품/식자재)·전화배달주문(식료품/식자재)·음식배달앱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 지출액이 급상승하는 등 온라인 유통부문은 전반적인 상승세를 탄 반면 오프라인 대기업 부문과 중소기업 부문은 크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프라인 유통업태 세부 유형별 이용자 증가율에서는 중소패션아울렛(-45.7%)·대형패션아울렛(-41.3%)·백화점(-32.7%)·복합쇼핑몰(-31.5%) 등 패션/의류 관련 유통업태의 고객 감소가 가장 심각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 종료 이후 이용의향지수에서도 온라인 채널이 6.4%증가한 반면 오프라인 채널(-1.6%)과 옴니채널(-14.9%)은 모두 마이너스로 나타나 오프라인 유통업태의 미래가 그리 밝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오프라인 대기업 유통부문의 경우 ‘코로나19 종식 이후 이용을 재개/이용하겠다’는 답은 41.4%로, 온라인 유통부문(27.6%)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중소 유통부문의 점유율은 크게 떨어져 생존기로에 처할 전망이다.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는 현실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지난 4일 발표한 경북동해안권 신용카드 이용실태(신한·하나카드 기준)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올 2월부터 4월까지 신용카드 이용 금액의 58.3%가 역외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평균 역외 소비율(56.2%)대비 2.1%p나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는 무려 2.6%p나 증가한 것이다.

포항본부는 신용카드 역외 소비율이 높아진 원인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쇼핑문화가 가속화되면서 대부분의 본사가 서울과 수도권에 소재한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유출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즉 오프라인 골목상권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문화확산으로 오프라인 이용은 최소화하는 반면 온라인 쇼핑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의미다.

신기동 연구위원은 이 같은 쇼핑문화의 변화로 인해 오프라인 골목상권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돼 사업존폐의 기로에 서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 같은 골목상권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지난 5월 정부가 지원한 재난지원금과 같은 재난기본소득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비대면 소비습관 고착화를 지연시키는 한편 골목상권 회복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 포항시를 비롯한 각급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난 5월 정부 재난지원금에 대해 지역상품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은 바 있다.

신 연구위원은 또 중소 유통부문의 중장기 발전 전략으로 △언택트 트렌드 대응을 위한 소상공인 사업모델의 스마트화 △경제위기 생존역량이 강한 소상공인 지속가능 사업모델 발굴·확산 △오프라인의 차별성을 토대로 한 중심상권 생존모델 창출을 제안했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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