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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언론이 외국어를 즐겨 쓰면
[기고] 언론이 외국어를 즐겨 쓰면
  • 배연일 前 포항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시인
  • 승인 2020년 08월 10일 15시 59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8월 11일 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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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연일 前 포항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시인
배연일 前 포항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시인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면서부터 외국어(한자어 포함)의 홍수를 맞게 되었다. 즉 ‘코호트 격리(cohort isolation)’, ‘진단 키트(kit)’, ‘팬데믹(pandemic)’, ’셧다운(shutdown)‘,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모니터링(monitoring)’, ‘비말(飛沫)’, ‘기저질환(基底疾患)’ 등이 바로 그 예이다. 그래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코로나19 관련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순화해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그 이유는 국민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코로나19 정보를 전달받는 과정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정부 고위층 인사와 정치인은 물론, 재난안전대책 본부와 방역 대책 관계자, 그리고 언론 종사자들의 대부분은 초지일관 외국어를 습관처럼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아듣지 못하는 계층도 생기게 되었다.

만약 ‘코호트 격리(cohort isolation)’는 ‘동일 집단 격리’, ‘진단 키트(kit)’는 ‘진단 도구’, ‘팬데믹(pandemic)’은 ‘세계적 대유행(또는 확산)’, ‘셧다운(shutdown)’은 ‘폐쇄 또는 조업 중단’,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검사’는 ‘코로나19 승차 진료(또는 코로나19 차량 이동형 진료)’, ‘모니터링(monitoring)’은 ‘관찰(또는 감시)’, ‘비말(飛沫)’은 ‘침방울’, ‘기저질환‘은 ‘만성병(또는 지병)’으로 바꾸어 쓴다면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할 사람은 별로 없을 텐데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최근에는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 ‘뉴노멀(new normal)’, ‘팁(tip)’, ‘언택트(untact)’, ‘로드맵(roadmap)’, ‘프레임(frame)’, ‘팩트(fact)’ 등의 외국어가 언론에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신문과 방송에서 하는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사람이 생기는 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방송에서는 그냥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라 하지 말고 ‘코로나 이후’ 즉 ‘포스트 코로나’, ‘뉴노멀(new normal)’은 ‘새로운 일상(또는 새로운 기준)’ 즉 ‘뉴노멀’, ‘팬데믹’은 ‘세계적 대유행’ 즉 ‘펜데믹’, ‘팁(tip)’은 ‘정보’ 즉 ‘팁’, ‘언택트(untact)’는 ‘비대면(非對面)’ 또는 ‘비접촉’ 즉 ‘언택트’, ’로드맵(roadmap)’은 ‘청사진(또는 미래상)’ 즉 ‘로드맵’, ‘프레임(frame)’은 ‘구도(또는 틀)’ 즉 ‘프레임’, ‘팩트(fact)’는 ‘사실(또는 진상)’ 즉 ‘팩트’라고 한다면 한결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리고 신문이라면 ‘코로나 이후’(포스트 코로나. post corona)로 쓴다면 누구라도 알아듣는 데 어려움이 없으리라 본다.

어쨌든 공공언어를 사용할 때 외국어를 즐겨 쓰면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사실을 언론 종사자(방송 출연자 포함)는 물론 관료와 정치인들은 꼭 유념해 주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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