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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단] 비겁의 역사
[아침시단] 비겁의 역사
  • 홍일표
  • 승인 2020년 08월 10일 16시 02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8월 11일 화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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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 우르르 교실로 몰려왔다
XX들아
늬들은 선배들이 개X으로 보이냐
엉?
1번부터 나와!
우리는 영문도 모르고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열 대씩 맞았다
아무도 말하지 못했다
아무도 따지지 않았다
우리의 비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감상> 군사정권 시절, 교복 자율화가 선포되자마자 교복을 입었다고 엎드려 맞았다. 말 그대로 무전유죄(無錢有罪)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교복 대신 교련복(군사훈련복)을 입고 다녔는데 맞지 않았다. 겨우 장학금 받아 자신의 힘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교직에 들어서니, 가난하다는 이유로 천대를 받았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하여 자력으로 졸업한 사람을 대접해 주기는커녕 정치적인 힘으로 왕따를 시켰다. 아무도 말하지도 따지지도 않았고, 오직 복종하고 더 많이 상납하는 사람만이 출세의 과도를 달렸다. 어떤 이는 사표를 쓰거나, 이직을 준비했다. 우리의 비겁은 중·고등학교에서 시작되었으나, 사회에 나가서는 더 심하였다. 아직도 우리의 비겁은 이렇게 계속되고 있다. <시인 손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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