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강물 불어 토사 유입…손님 없어 개장 당일부터 휴업
공단, 방지턱 설치 등 대책 마련

10일 오전 포항형산강야외물놀이장이 지난 주말인 7~8일 많은 비로 토사가 유입되자 청소 및 시설 정비가 진행되고 있다. 손석호 기자

속보= “비 올 때 넘치지만 않으면 좋은 물놀이 시설인데…”

포항시 남구 연일읍 형산강 하구에 건설된 야외물놀이장 개장에 따른 기대와 우려(경북일보 6월 22일 자)와 관련해 결국 잦은 침수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7~8일 포항에 많은 비가 내려 형산강이 불어나면서 둔치에 조성된 ‘형산강야외물놀이장’에는 강물과 토사가 유입됐다.

이에 따라 9~10일에는 물놀이장 문을 열지 않고 풀장 청소와 시설 정리 등을 거쳐 새 물을 채운 뒤 11일 열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3∼24일에도 폭우로 형산강 수위가 높아지자 이 물놀이장에 토사가 유입된 바 있다.

이 시설을 만들고 운영하는 포항시와 포항시시설관리공단은 당초 7월 초 오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이달 3일로 개장을 연기했다.

하지만 시험 가동 중 (순환펌프) 밸브 오작동으로 풀장에 이물질이 유입, 수질 개선과 청소 등을 위해 7일로 개장을 미룬 바 있다. 다만 개장 당일부터 많은 비가 내려 아직 찾는 이가 거의 없어 사실상 개점휴업이다.

특히 비가 넘치면 물을 빼내고 청소·시설 정비를 하는데 최소 2~3일이 소요, 몇 번의 큰비만 내려도 여름철 상당 기간 시설 이용은 물 건너간다.

물놀이장이 들어선 형산강 둔치는 태풍·장마 때 호우가 내리면 자주 침수돼 산책로가 잠겨, 침수에 따른 운영 어려움을 우려됐었다. 강변 맞은편에 설치된 ‘장미원’ 꽃밭도 최근 수년간 큰물이 질 때마다 잠기곤 했다.

물놀이장 인근 강변에서 조깅을 하던 이모(70·남구 연일읍)씨도 “상습 침수 지역인 만큼 충분히 높이를 올리는 등 준비가 필요했다”며 “포항에 살다가 경기 수원으로 이사 간 딸과 손주가 여름 휴가로 포항에 왔지만, 포항 시민만 이용 가능하다고 해서 신청조차 못했다”고 했다.

7~8월 운영 기간은 물론 그 전·후에도 태풍이 오거나 많은 비가 내리면 수시로 정비할 일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왕 60억 원의 많은 예산을 들여 물놀이장 시설의 다 지은 만큼 잘 활용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건설부 한강홍수통제소장을 역임한 이석수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는 “4대강 사업의 지류 공사 구간인 형산강 하구는 강폭이 확장돼 이전처럼 물이 넘치지 않을 것이고 시설도 수면에서 2m 높이면 통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며 “(올해 큰물과 청소 등 시행착오를 겪어 향후 차츰 나아지면)강변을 단지 고수부지로 두는 것보다 시민이 활용할 시설로 만든 것은 잘한 일”이라고 했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도 “이번처럼 강물이 시설에 찰랑거릴 정도로 유입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강변에 50㎝ 높이의 방지턱 설치를 시와 논의하는 등 개선 사항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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