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올해 적립기금 630억 중 긴급생활지원비로 300억 사용
의무예치금 등 빼면 50억 남아…공공시설 복구 비용 부족 우려
재해구호기금도 고갈 상태

지속한 집중호우로 농경지가 침수됐다.
지속한 장마와 집중호우로 일부 지역의 침수피해가 발생했지만 모아둔 재난관리기금이 부족해 재해복구에 비상이 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재난기금이 대거 투입되면서 수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복구 지원금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재난관리기금은 홍수, 장마, 지진 등 각종 재난의 예방 및 복구에 따른 비용 부담을 위해 광역 또는 기초 지자체가 매년 적립해 두는 법정 의무 기금이다.

10일 경북도에 따르면 10일 16시 기준으로 도내 8개소의 도로에 토사 등이 유출 또는 유실됐고 하천 3곳의 석축·제방이 유실됐다. 또 1개 저수지의 제방 토사 일부가 유실되고 74개소(10.49ha 규모)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임도 5개소에서도 0.71km가량의 피해를 입는 등 총 91곳의 공공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사유시설로는 봉화와 성주군, 고령군에서 주택침수가 발생했고 청도와 칠곡군에서 각각 농지와 공장의 토사와 축대벽이 무너졌다. 농작물은 총 231.1ha의 침수가 발생했고 8.93ha가 유실됐다.

하지만 적립된 재난기금이 거의 바닥을 보이는 수준이어서 수해로 인한 복구지원은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의 올해 적립된 재난기금은 630억 원 가량이지만 이 중 코로나 19 긴급생활비 지원으로 300억 원을 이미 사용했다.

여기에 법정 의무예치금 230억 원을 빼면 70억 원이 남지만 이마저도 집행계획 20억 원을 빼면 50억 원 가량만 남는다.

올 연말까지 남은 금액 50억 원으로 공공시설에 대한 피해복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민간 피해 분야를 지원하는 재해구호기금도 거의 바닥나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경북도에 적립된 올해 재해구호기금은 470억 원이지만 이미 금액 대다수가 긴급생계비 등으로 빠져나가 30억 원 정도만 남은 상황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재난관리기금의 경우 현재 50억 원으로 공공시설물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하지만 부족할 경우 행정안전부의 시행령 개정 등을 통해 법정 의무 예치금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피해에 대해 “올해 재해구호기금은 470억 원이 적립돼 금액 대다수가 긴급생계비 지원 등으로 빠져나가고 30억 원 가량이 남았지만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아 부족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북도는 연이은 집중호우와 댐 방류, 태풍 피해 등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피해 추가적인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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