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태풍 겹쳐 마을 일대 아수라장…시민 방류량 문제 제기
수자원 "종합적 판단 하에 내린 결정…하류 지역 피해 안타까워"

지난 6일 안동 임하댐 방류 현장. 안동시

전국적으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 안동권지사의 댐 수위 조절 실패도 하류 지역 피해 발생에 한몫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경북지역의 평균 누적강수량은 194.9㎜로 성주군이 346.3㎜로 가장 많이 내렸고 김천시와 봉화군이 각각 297.6㎜를 기록했다.

이처럼 많은 비가 내리면서 주요 댐의 수위도 한계에 다다르자 지난 6일 낙동강 본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안동댐과 임하댐도 각각 초당 300t씩 방류를 시작했다.

두 댐의 방류량을 보면 지난 6일 초당 300t의 방류를 시작으로 10일까지 안동댐은 초당 600t, 임하댐은 초당 500t의 방류를 유지하고 있다.

집중호우와 태풍, 댐 방류가 이어지면서 하류 지역은 그야말로 물 폭탄을 맞았다.

연이은 집중호우와 댐 방류의 물이 더해지면서 지난 9일 새벽 경남 창녕군의 합천 창녕보 상류 260m 지점의 낙동강 본류 둑이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졌다.

이 때문에 쏟아져 나온 강물이 인근 마을을 덮치면서 일대 마을이 물에 잠기고 도로가 끊기면서 저지대 주택 5채가 침수되고 160여 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낙동강 본류의 최상류인 안동에서도 지난 8일 낙천보가 침수되고 자전거 도로와 둘레길, 목책교 등 일대 시설물 대다수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장마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댐 방류 조절 결정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안동 시민 A씨는 “장마와 함께 집중호우가 이어진다는 예보가 있었음에도 왜 미리 방류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B씨(안동시 예안면)도 “안동댐 수위가 이렇게 많이 올라온 것은 지난 몇십 년간 처음 본다”며 “올해 유난히 높은 수위가 계속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5년간의 7~8월의 안동댐 수위를 보면 대체로 140~150EL.m의 수위를 넘기지 않았으며 저수율도 대체로 40%대를 유지했으며 많아도 60%를 넘기지 않는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장마가 시작될 무렵인 7월 중순 무렵부터 시작해 저수율이 60%를 넘겼음에도 계속 담수를 하다가 중부지역의 집중호우가 시작된 시점인 8월 초부터 저수율이 1일 76.2%, 2일 82.3%, 3일 84.8%, 4일 85.9%, 5일 86.6%, 6일 87.2% 등 방류 직전까지 수위와 저수율이 계속 오름에도 방류를 하지 않았다.

임하댐도 지난 5년간 안동댐과 비슷한 수위를 보였지만 올해는 지난달 24일을 기점으로 유입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50%대를 유지하던 저수율이 24일 65.6% 이후 이달 들어 지난 6일 방류 직전까지 80%를 유지했다.

이에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댐 방류의 경우 통합 물관리의 차원에서 댐 저수율과 강 하류 지역의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방류를 결정한다”면서 “만수위 직전까지 방류하지 않았던 것은 안동댐의 경우 담수의 여력이 있었고 방류할 경우 하류 지역에 영향이 있었기 때문에 미리 방류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응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상황을 판단해서 결정해서 방류 결정을 내렸음에도 안타깝게 하류 지역에 피해가 발생했다”며 “댐 방류에 대한 철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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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목 기자
이정목 기자 mok@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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