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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단상] 일본의 추가 수출규제에 대비하자
[수요단상] 일본의 추가 수출규제에 대비하자
  • 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연구위원
  • 승인 2020년 08월 11일 15시 55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8월 12일 수요일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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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연구위원
정군우 대구경북연구원 산업혁신연구실 연구위원

지난 4일, 강제징용 관련 피고기업인 일본제철(舊 新日?住金)의 국내 자산압류 명령 절차가 개시되었다. 이에 대해 일본제철은 7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부에 ‘즉시항고’하였고, 향후 내려질 자산압류 명령 인가 여부에 따라 한일관계는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15일 광복절, 23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재연장 여부 통보기한일 등 양국이 민감하게 대립할 일정들이 뒤를 잇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일본제철 관련 국내자산 현금화 조치라는 우리나라의 대응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지난해 7월 반도체 첨단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를 단행하였고, 최근에는 한국제품에 대한 관세인상, 부품소재 수출 중단, 금융제재 등 추가 보복을 이미 예고한 바 있다.

지난해 7월 우리나라에 대해 일본이 단행한 수출규제는 일회성이 아닌 법령을 개정을 통한 조치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일본은 외국환 및 외국무역법에 따라 수출관리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 법률 아래 2개의 정령(政令)을 두고 각 품목의 수출과 기술의 제공을 관리하고 있다. 정령은 일본정부가 제정하는 명령이며, 규제 대상이 되는 품목과 기술은 정령인 수출무역관리령과 외국환령에 그 세부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구체적인 규제 품목과 기술은 각 성(省)의 장관이 해당 행정사무에 대해 법률 또는 정령을 시행하기 위해 제정하는 성령(省令)에 따라 결정된다. 이와 같이 일본의 수출규제는 법에 따라 규제의 범위와 수위가 강화되어 우리나라에 대해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일본이 예고한 것처럼 추가 수출규제가 단행된다면, 지난해 반도체 소재와 같이 대일 의존도가 높아 국내생산이나 대체가 어려운 ‘대일 의존형 비민감 전략물자’가 그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전략물자 통제항목은 민감 부문과 비민감 부문으로 나누어지며, 비민감 품목에는 첨단소재, 소재가공, 전자, 컴퓨터, 통신, 센서 등 우리 주력산업과 깊은 연관이 있고 일본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가 높은 부문들이 포함되어 있다.

문제는 대구·경북의 높은 대일 수입의존도다. 지난해 7월 이후 수출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는 포토레지스트, 경북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를 각각 100%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외에도 비민감 전략물자 중 수입규모가 크고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살펴보면, 대구는 금속절삭기공기계 관련 품목이 가장 많고, 경북은 플라스틱 제품과 철강,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일본의 갑작스런 수출규제로 큰 혼란을 겪었다. 이제 대일 수입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또다시 수출규제가 단행된다면 우리가 겪어야 할 공급망 혼란은 지난번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클 것이다. 일본에 의존해 온 부품, 소재, 장비 공급 차질은 우리 지역의 생산과 부가가치, 고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주력산업의 대부분은 국산화율이 낮고, 중간재를 중심으로 외국, 특히 일본과 긴밀한 분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본과의 국제분업률이 높아 일본 중간재에 대한 우리나라의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대일 의존도가 높은 중간재를 단기간에 국산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비민감 전략물자 추가 수출규제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 반도체 제조용 장비, 기초 소재류 품목 등의 공급망을 점검하고, 공급단절에 대비한 신속하고 유연한 서플라이체인 재편으로 피해를 최소화 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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