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대비 의사 수가 전국 최저 수준인 경북에 의과대학 설립은 해묵은 염원이다. 하지만 포항에 연구중심의 의과대학·병원 설립의 필요성에 대해 경북일보가 ‘포항에 의과대·병원 설립하라’(2018년 4월 12일 자 1면 머리기사)고 제안 한 이후 2년이 넘도록 속도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7월 11일 ‘포항지역 의과대학설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에 착수한 이후 1년 만에 의대 설립의 실질적 조직이 만들어졌다. 12일 포항시청에서 ‘포항 의과대학 유치 추진위원회(의대유치위)’가 출범한다. 우선 위원회 명칭을 ‘유치추진위원회’로 한 것은 작명이 잘못된듯하다. ‘포항의과대학유치위원회’로 하면 될 일이다.

의대유치위에는 이철우 도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 김무환 포스텍 총장, 위원회 위원 등 50여 명이 참여한다. 출범식에서 포항시가 의과대학 유치 타당성, 포스텍이 의과대학 유치 추진계획을 보고하고 도지사, 시장, 포스텍 총장이 의과대학 설립에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데 합의한다.

경북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1.4명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16위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인구 10만 명당 의대 정원 수도 1.85명으로 14위다. 현재 경북지역 의대 정원은 동국대 경주캠퍼스 49명뿐이다.

경북에는 전국에 42개나 되는 상급종합병원이 단 한 곳도 없다. 국토교통부 보고서에 따르면 경북에서 발생하는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중증외상 환자 등에 대응하는 응급의료시설까지의 평균 접근 거리가 20.14㎞나 된다. 의료 접근성이 전국 최하 수준인 것이다. 경북에는 군위·영양·고령·성주·봉화 등 5곳에는 아기를 받을 산부인과도 없다.

이처럼 심각한 의료 서비스 편차 해소를 위해서는 의사 인력 확충이 최우선이다. 또 지역의 특성을 감안한 의대 신설을 추진해야 한다. 지역 의대 설립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포항의 경우 연구중심 의과대학 및 스마트병원 설립이 절실하다. 또 경북 북부 지역의 안동에는 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이 필요하다. 정부는 의사 인력 확충과 함께 지역 의대 설립으로 심각한 지역의료 편차를 적극 개선해야 한다.

의대유치위 출범식에 앞서 포항의료원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 지사, 포항의료원장, 지역 중소병원장의 간담회가 열린다고 한다. 이날 박 장관에게 지역 의료 서비스 편차 해소의 중요성을 적극 전달해야 한다.

최재원 부산대 교수는 “포항지역 대학 설립 추진은 포스텍 연구진의 활로를 만들어 주고 핵의학 등 차별화된 최신 의료 연구중심 대학의 육성이 가능하다”고 했다. 정부와 의료계는 국가 의료발전은 물론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경북의 연구중심 의과대학 설립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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