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8월 15일부터 지난해까지 68회 동안 열려

지난해 열린 8.15 신광면민 축구대회에서 선수들이 태극기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북구청 제공

8·15 광복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면민 화합의 장이 돼 왔던 유서 깊은 ‘포항 신광면민 축구대회’가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않는다.

11일 신광면체육회에 따르면 매년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일정으로 열리는 이 축구 대회가 올해는 취소됐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와 포항시 정책에 동참코자 지난 달 체육회 집행부에서 의견을 모았고, 역대 회장단이 동의하면서 부득이 열지 않기로 결정됐다. 전국 각지의 출향민과 신광면민 등 최대 2000여 명이 모이면 만에 하나 코로나19 확산이 우려, 감염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이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69회를 맞은 광복기념 축구대회는 민족 해방과 자유를 기념해 지난 1947년 8월 15일부터 개최돼 70년이 넘게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8.15 광복 축구인 상’이 11일 포항 신광면 토성2리 마을 삼거리에서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손석호기자

6.25 전쟁 기간인 1950~53년과 가뭄과 냉해가 심한 1980~81년에만 개최되지 못했고 지난해까지 68회 동안 열렸다.

일제 강점기 때부터 신광면민들은 울분과 아픔을 축구를 통해 이겨내며 면민 단결과 애국심을 보여줬고, 해방 후에는 고 이희욱 씨 등 지역 선각자들을 중심으로 ‘선열들의 희생정신을 후대에 기리고 광복의 기쁨과 나누자’는 것이 축구 대회 창설 취지였다.

초기에는 축구공이 없어 짚으로 새끼줄을 꼬아 축구공을 만들고 짚신을 신거나 맨발로 공을 찼다고 전한다.

축구대회와 함께 1998년께부터 마을별로 팀을 이뤄 윷놀이 대회와 팔씨름 등 민속경기 등도 열려 또 다른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2년 광복절을 앞두고 신광면 마을 삼거리에서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리는 ‘8·15 광복 축구인 상(像)’건립되기도 했다.

박민걸 신광면체육회장은 “광복 75주년을 맞은 올해 아쉽게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축구 대회를 열지 못하게 됐다”며 “내년에는 더욱 철저히 준비를 해 전국의 면 단위 유일하게 광복을 축하하는 축구대회를 다시 열어 면민 친목을 다지는 마을의 큰 축제로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8.15 광복 축구인 상’이 11일 포항 신광면 토성2리 마을 삼거리에서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손석호기자
‘8.15 광복 축구인 상’이 11일 포항 신광면 토성2리 마을 삼거리에서 당당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손석호기자
‘8.15 광복 축구인 상’이 11일 오전 포항시 북구 신광면 토성2리 마을 삼거리에서 당당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손석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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