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3시 포항문화재단 대잠홀 무관중 공연…9월 초 유튜브 공개

포항여성회가 제8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 기념 ‘창작 판소리 박필근뎐’을 14일 오후 3시부터 포항문화재단 대잠홀에서 코로나 19로 인한 무관중 공연으로 진행한다. 판소리 박필근 리허설 모습.
포항여성회가 제8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 기념 ‘창작 판소리 박필근뎐’을 14일 오후 3시부터 포항문화재단 대잠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공연으로 진행한다. 이번 공연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9월 초에 업로드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여성가족부 주최, 한국여성인권진흥원, 포항여성회 주관으로 ‘2020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민간단체 공모사업의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창작 판소리 박필근뎐’은 포항여성회가 2019년 경북에 유일한 생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박필근 할머니와 가족의 구술 생애사를 바탕으로 지역에 창작 국악 예술단체인 한터울과 이화무용단과 함께 협업을 통해 ‘창작 판소리 박필근뎐’을 무대에 올리게 됐다.

이번 ‘창작 판소리 박필근뎐’의 총연출과 대본은 포항여성회 금박은주 대표가 맡았으며, 한터울(국악), 이화무용단(무용)에서 음향 및 조명(하늘소리), 영상(PBC프로덕션)을 맡아 진행하며, 포항여성회와 지역 예술인 단체가 함께 협업해 진행한다는 점에서 문화적 가치를 더할 것으로 예상한다.

판소리 마지막 무대에서는 포항평화나비 청소년지킴이단 학생 10여 명도 참여해 ‘모두 다 꽃이야’라는 국악 동요를 함께 부르며, 포항 지역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활동을 다짐할 계획이다.

판소리 박필근뎐 리허설 모습.
경북에 유일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박필근 할머니는 올해 93세로 죽장면에 거주하고 있다.

16살에 일본에 강제로 끌려가 혹독한 고통을 받다 목숨을 건 2번의 탈출 끝에 위안소에서 벗어나 일본에 온 한국인 부부의 도움으로 다시 고향인 죽장으로 돌아왔다.

이후 ‘위안부’로 끌려가기 전 부잣집 딸이었던 박필근 할머니의 인생은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험난한 인생을 살게 됐다. 결혼해 딸 여섯에 아들 하나를 낳고 살았지만, 36살에 남편이 죽고 다섯 명의 딸을 홍역과 전염병으로 잃고 말았다. 이후 살아남은 두 자녀와 가난하고 힘겨운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할머니는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손 덕으로 한평생 부지런하게 살아왔다. 지금도 할머니는 “어매 우리는 언제 쌀밥 한번 묵어보는교?”라고 했던 어린 아들의 목소리가 생생하다며 가난하게 키웠던 두 자녀를 생각하며 울기도 한다.

박필근 할머니는 “내가 눈물을 흘렸으면 거랑물이 넘쳤고, 내가 사연을 썼으면 서울에서 두루마리로 써도 여기까지 다 못 썼니더, 내가 한숨을 쉬었으면 찬바람이 됐을끼시더”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지금 박필근 할머니의 두 자녀는 안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비록 할머니는 강제로 끌려간 ‘위안부’의 생활을 했지만, 삶에 대한 강한 의지로 역경과 고난을 이기고 위대한 삶을 살고 있다.

포항여성회 금박은주 대표는 “이번 창작 판소리 박필근뎐은 코로나 19로 위축된 지역 예술인들과 의미 있는 작업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무엇보다 박필근 할머니의 위대한 삶에 바치는 선물 같은 작품이다”고 말했다.

한편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 14일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공개 증언한 날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12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는 이날을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로 지정했다. 한국 정부도 2018년 기림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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