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밴드 공중 그늘
이장오(기타, 보컬), 이해인(드럼), 경성수(기타), 동수(신시사이저), 이철민(베이스)으로 구성된 인디밴드 ‘공중그늘’이 정규 1집 ‘연가’를 오는 9월 8일 정오에 발표한다.

이들 5인조 중 이장오(기타, 보컬), 이해인(드럼) 형제가 경북 포항 청하 출신이어서 지역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공중그늘은 사이키델릭 팝·록, 드림팝, 레게 등 다양한 장르에 문학적인 가사를 결합시켜 많은 주목을 받아온 5인조 인디밴드이다.

공중그늘은 대중과 평단 양쪽에게 주목을 받으며 차세대 인디씬의 새로운 기대주로 손꼽힌 바 있다. 2018년 3월 첫 디지털 싱글 ‘파수꾼’으로 정식 데뷔한 후, 같은 해 11월 EP ‘공중그늘’을 발표했다. 또한, 작년 11월 단독 공연을 전석 매진으로 성황리에 마치는 등 꾸준한 행보를 보여 왔다.

9월 8일 발매될 ‘연가’는 공중그늘의 첫 번째 정규 앨범이다. 공중그늘이라는 밴드의 정체성을 12곡의 트랙을 통해 문학적인 언어로 풀어낸다.

공중그늘은 지난 9일 ‘연가’의 수록곡 ‘연가 2 (feat. 장필순)’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를 통해 선공개했다. 싱어송라이터 장필순의 보컬 참여로 한층 더 확장된 음악성을 보여준다.
공중그늘의 첫 정규앨범 《연가》
앨범 발매와 함께 ‘계절’의 뮤직비디오가 발표된다. ‘계절’은 3D 작업자 을지로와의 협업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침체된 공연예술계에 공중그늘이 불어올 새로운 바람이 주목된다.

우리를 특정 장소와 시간으로 데리고 가는 그런 음악이 있다. 싸한 장면들이 스틸컷처럼 그려지고, 코끝에는 그때의 냄새가 얼핏 스치는 것만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곱씹게 되는 음악이 있다. 멜로디를 흘려듣다가도, 다시 떠오를 때는 가사가 마음에 스민다. 공중그늘의 음악이 그렇다.

‘선’에서 보던 리드미컬한 퍼포먼스와 ‘농담’의 사이키델릭, ‘잠’에서의 창의적인 보컬 라인, ‘산책’에서 드러나는 훌륭한 은유법의 사용까지, 공중그늘은 다양한 장르를 만지작거리며 담백하게 시를 써 내려간다. 자칫 모호하게 보일 수 있는 가사들은 오히려 청자에게 그들만의 경험으로 꾸려진 구체성을 제공한다. 여러 장르로 꾸며진 변주 속에 유지하는 문학적 언어가 공중그늘만의 차별성일 것이다. 그들이 이번 앨범을 통해 확장하고자 하는 음악적 역은 더 아름다운 가사를 위해서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공중그늘의 보컬에는 괜한 겉멋이 없다. 보컬도 하나의 악기로 대하려 한다는 공중그늘의 말처럼 어느 하나의 주 인공 없이 공중그늘이 만들어 놓은 선 안에서 모든 요소들이 자연스레 어우러진다. 이에 더해 모든 멤버가 신디사이저라는 가장 확장성 있는 악기를 이해해 이를 중심으로 작곡을 해나가는 방식은 보다 진보한 음악을 만들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공중그늘 정규 1집 ‘연가’에서는 이러한 공중그늘의 특징들이 더욱 도드라진다. 이전의 앨범들이 각곡들의 구성과 완성도에 집중했다면, ‘연가’는 어느 한 곡에 힘을 주기보다 전체가 촘촘히 얽혀 하나의 작품으로 이어진다. 곡들이 가진 고유의 매력과 노랫말을 음미하며 트랙 순서대로 변화하는 감정선을 따라가야지만 ‘연가’를 온전히 이 해할 수 있다.

앨범 전체를 듣는 청자들이 많이 줄어든 지금에 이런 선택을 한 것은 자신들의 음악성에 대한 자신감 덕분일 테다.

‘새 출발’을 첫 번째 트랙으로 정한 것은 당연한 선택처럼 보인다. 재기발랄한 공간음으로 열리는 노래는 이전에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를 숨겨 둔 채 시작에 대해 얘기한다.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그들은 ‘가벼운 마음 단숨에 품고’, ‘밤이 없는 도시를 밟자’고 가볍게 문을 두드린다. 그리고는 새 출발을 말하며 손을 내민다. 그 손을 거절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게 공중그늘은 그들의 앨범 전체를 듣도록 만든다. ‘타임머신’-‘모래’-‘보보’-‘숲’으로 이어지는 곡들에서는 회상과 진보가 반복된다. 그 시작은 앨범의 타이틀곡인 ‘계절’이다. 몽롱한 분위기 안, 꽤 싸한 서술의 가사는 흡인력을 뽐낸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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