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개발 저해·소음 피해 호소

지난 12일 정오께 포항 송라면 화진훈련장 블럭 담장이 철거되기 시작했다. 손석호 기자.
속보=포항의 군부대 훈련장들과 관련해 주민들이 지역 개발 저해와 소음 공해 피해를 호소하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먼저 포항시 북구 송라면 ‘화진훈련장 담장 철거’와 관련(경북일보 8월 13일 자 등)해 주민들은 “군 당국의 ‘전투력 유지’ 명목으로 한 ‘경관형 펜스’ 설치 발언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잘못된 행태”라며 17일 밝혔다.

시와 주민들은 지난 12일 화진해수욕장을 가로막던 철조망과 담벼락 철거를 시작했지만, “화진훈련장 개방과 관련해서 협의하지 않았던 펜스 설치 발언에 송라 주민들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라면 발전협의회는 “경관형 펜스는 화진훈련장 개방과 관련해 전혀 협의하지 않았던 사항”이라며 “담장 철거는 송라 화진리 군 휴양소 개방의 시작에 불과하며, 향후 공유수면과 해안변에 군부대서 불법 설치한 각종 시설물을 모두 철거한 후, 화진해안을 동해안을 대표하는 명품 해수욕장으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군부대의 펜스 설치 발표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포항 해병대 1사단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 인근 주민들도 ‘사격훈련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폐쇄 및 이전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성사격장이 위치한 장기주민들은 “지난 수십 년 간 사격장 소음과 진동 등으로 정신적·재산적 피해를 받고 있다”며 “최근 주한미군의 아파치헬기 사격훈련이 시작하고부터는 진동과 소음이 엄청나 전화조차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기면개발자문위원회는 “수성사격장에서 헬기 사격훈련을 계속한다면 사격장 폐쇄와 이전을 강력히 촉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 14일 장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면민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성사격장 주변지역 주민 의식조사 연구용역 설명회’를 열고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 용역은 현재 장기면 수성사격장 인근 지역에 사는 50여 가구, 130여 명에 대해 가족 구성·거주형태, 농·축산업 운영 여부, 사격장 소음 피해 정도, 헬기 사격훈련 시행 전과의 소음 피해 비교 등 기본 내용을 조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주 희망 여부, 개별 또는 강제 이주 등 이주 방식에 관한 의견, 강제이주 시 이주단지 조성, 이주가 어려울 경우 방음 및 냉방시설 설치 희망 여부, 주민복지사업 실시 희망 여부 등도 연구과제에 포함할 예정이다.

조현측 장기면개발자문위원장은 “사격장 문제는 인근 수성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면 전체 문제”라며 “주민에 대한 여론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장기면 전체 주민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한미군의 헬기사격 훈련은 경기도 포천의 로드리게스 사격장에서 운영되고 있었으나, 소음 등으로 인한 지역 주민 시위와 민원이 끊이지 않자 최근 장기 수성사격장에서 헬기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