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 오후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과 관련해 가혹 행위 핵심 피고인 중 한 명인 김규봉(42) 감독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인상을 찌푸리며 법정을 향하고 있다. 경북일보 DB.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 특별수사팀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팀 김규봉(42) 감독을 상습특수상해,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앞서 대구지검은 지난 4일 ‘팀닥터’로 불린 운동처방사 안주현(45)씨를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규봉 감독은 최숙현 선수를 포함해 경주시청 철인3종팀 전·현직 선수들을 때리고 폭언을 하는 등 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해외 전지훈련을 떠날 때 선수들에게 항공료 명목으로 1인당 200∼300만 원씩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최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는 경북일보와 전화인터뷰에서 “김 감독과 안주현씨가 2016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때 딸이 체중이 늘었다며 20만 원 어치의 빵을 먹도록 강요하는 등 고문을 하고, 복숭아 한 개를 먹었다는 이유로 딸의 뺨을 20차례 이상 때리는 등 무자비한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감독은 2015년과 2016년, 2017년, 2019년 4차례에 걸쳐 경주시청에서 지원되는 데도 전지훈련 참가를 위한 항공료 등의 명목으로 230~260만 원 정도를 별도로 받아 가로챘다”는 주장도 보탰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김규봉 감독이 허위서류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경주시에서 지원한 훈련비, 운동용품 구매비 등 3억3000만 원을 횡령하거나 편취한 혐의를 추가로 밝혀 검찰에 송치했으며,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를 때린 혐의에 대한 수사도 별도로 벌이고 있다.

2017년과 2019년에 경주시청 소속 철인3종경기 선수로 활동한 최 선수는 지난 3월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김규봉 감독과, 운동처방사 안주현씨, 주장 장윤정 선수, 선배 김도환 선수를 폭행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경주경찰서는 5월 29일 김 감독에게 아동복지법 위반, 강요, 사기, 폭행 혐의를, 안주현씨와 선배 선수 2명에게 폭행 혐의를 각각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대구지검 경주지청은 5월 31일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주소지 관할인 대구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했다.

경주시체육회는 다른 선수들 진술을 바탕으로 성추행과 폭행 혐의로 지난달 8일 검찰에 안씨를 추가 고발했고, 경주시청 소속 트라이애슬론팀 선수 2명도 폭행 등 혐의로 지난달 9일 검찰에 추가 고소한 상태다.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달 3일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주장 장윤정(31·여) 선수를 구속해 송치한 데 이어 선배 김도환(25) 선수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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