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 해역·해수욕장에 노무라입깃해파리 등 출현 잇따라
어민들, 어구 손실 등 피해 호소·피서객 쏘임사고도 급증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발견된 대형 노무라입깃해파리를 안전 요원이 백사장에 묻는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다. 바다시청 제공
올해 동해안에서 해파리 출현이 잦아 어민들이 어구 손실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9일 포항지역 정치망 등 어민들에 따르면 올해에는 독성이 있는 대형 해파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조업 해역은 물론 해수욕장에 출현이 빈번하게 이어지고 있다.

정치망은 어구를 특정 장소에 일정 기간 부설해 두고 어획하는 어법인데 최대 100㎏ 이상까지 크는 대형 노무라입깃해파리가 그물에 걸리면 해파리를 제거하기 위해 그물을 훼손(어구 손실)해야 한다.

강병욱 포항수협 수석이사는 “정치망으론 오징어·방어·가자미 등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어종을 잡는데, 해파리만 득실해 상품성도 떨어져 어민 중 절반 가량 철망을 하거나 조업을 쉬고 있다”며 “강망 어민들도 이와 비슷하게 피해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치망 어선 선주도 “예년에는 한창 더운 여름에 일주일 정도만 해파리가 보였는데 올해는 한 달 이상 지속하며 유달리 출현이 많다”며 “ 배 1척 당 7~8명 선원이 조업을 쉬는 동안 수입이 없어 다들 힘들다”고 했다.

대체 휴일인 지난 16일 찾은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바다시청 관계자도 “많을 때는 하루 10마리가량의 해파리가 백사장으로 밀려와 포획해 백사장에 묻어 버리곤 했다”며 “월포·칠포 등 다른 곳은 출현이 더 많아 해수욕장을 휴장하기도 했고, 자갈 사장에 묻을 수도 없어 수상스키 스크루로 해파리를 분쇄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현재 노무라입깃해파리는 경북·울산(8월 7일), 부산(7월 29일), 전남·경남·제주(6월 16일) 등 해역에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또 강원도 해역에도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다수 출현함에 따라 19일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 특보를 확대 발령한다고 수과원은 밝혔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발견된 대형 노무라입깃해파리를 안전 요원이 백사장에 묻는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다. 바다시청 제공
해파리가 국지적(1개 시·군·구 이상)으로 발견(노무라입깃해파리 100㎡당 1마리 이상)되고, 민·관 해파리모니터링 발견율이 20%를 초과해 어업 피해가 우려될 때 해파리 주의 경보가 발령된다.

수산과학원은 이달 5~12일까지 경북 포항 칠포와 울진 망양, 강원 경포 해수욕장에 대한 독성해파리 출현조사를 한 결과, 작은상자해파리·관해파리류·커튼원양해파리 및 그 외 국내 미기록종 2종 등 독성 해파리가 고밀도로 출현하는 것을 확인했다.

노무라입깃해파리를 비롯한 독성해파리 쏘임 사고도 7월 31일부터 8월 6일까지 일주일 동안만 경북에서 432건, 강원에서 575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수과원에서 7월 1~16일 약 보름간 제주와 남해안 근해 해역 노무라입깃해파리 정밀 조사를 한 결과 평균 출현량은 1㏊당 52개체로 지난해 41개체에 비해 더 많이 출현했다.

수과원 관계자는 “어민들이 주의보가 발령된 해역서 조업할 경우 그물 파손 등 우려가 있어 해파리가 많이 출현하면 조업을 잠시 중단하거나, 출현이 적은 해역으로 이동하는 편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피서객은 해파리를 보면 주변 안전요원 등에게 제거를 요청하고, 쏘임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바로 물 밖으로 나와 피부에 남아 있는 촉수를 제거해야 한다. 깨끗한 해수나 식염수를 이용해 세척하고 통증이 있을 경우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수산과학원 연구 결과 노무라입깃해파리에게 약하게 쏘인 경우는 녹차추출물을 사용해 응급으로 사용하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중국연안에서 기원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5월께 동중국해에서 출현해 7월 경 우리나라 연안에 유입된다.

8월께 전 해역에서 관찰되며, 11월 말 소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파리의 연안 출현은 조석·해류·바람 등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