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문화원, 임노직 한국국학진흥원 박사 초청 강좌서 밝혀져

관산구곡을 발견한 임노직 한국국학진흥원 박사.
8개의 구곡(九曲)을 보유하고 있는 문경시에 또 하나의 구곡이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18일 문경문화원(원장 현한근)의 구곡원림보존회(회장 김동익)가 임노직 한국국학진흥원 박사를 초청해 연 강좌에서 밝혀졌다.

이로써 문경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구곡을 보유한 도시가 됐다.

이날 임노직 박사는 “손와유고(巽窩遺稿)에서 관산구곡(冠山九曲) 7언 율시 10수를 발견했다”며 “손와 선생은 이경중(李慶中) 선생인데, 아직 그의 가계나 사승, 교유관계는 밝히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산구곡(冠山九曲)은 문경시 문경읍 중평리 대미산(黛眉山)에서 마성면 신현리 진남교반 용소(龍沼)까지에 이르는 문경 구곡 중 가장 길고, 문경의 본방을 품고 있는 구곡이라고 밝혔다.

이 구곡 시는 서시(序詩)와 아홉 구비마다 읊은 10수이며, 서시에는 대미산의 산수가 높고 커 그 밑에 장천(長川)이 굽이굽이 흐르고 예부터 ‘산수가 좋다’고 일컫는 고을의 풍경이 이 속에 열려 있다고 시작했다.

1곡은 증봉(甑峯), 즉 시루봉으로 문경댐 중심부 평천 쪽에 있는 산이며, 여기서부터 아래로 내려오면서 9곡을 설정했다.

2곡은 벽담(碧潭)으로 신북천이 평천을 만나는 당포3리 산문리 앞, 3곡 포월(浦月)은 당포 성주봉에 뜬 달, 4곡은 마강(馬岡)으로 문경읍 고부산성 앞 신북천, 5곡은 대야평(大野平)으로 마원리 새재들, 6곡은 가학당(駕學堂)으로 주흘산을 바라보는 곳, 7곡은 마원리 옥녀봉(玉女峰) 산 그림자가 비치는 소야천, 8곡은 명봉(鳴鳳)으로 봉명산 앞 소야천, 9곡은 쌍강(雙江)으로 마고성(麻姑城) 앞 영강 용소(龍沼)다.

임노직 박사는 “관산구곡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보존하고, 사적명승으로 지정해 그 가치를 높여 우수한 역사문화 유적지로 만들어야 한다”며, “경관과 인문의 상생 조화를 추구한 구곡문화는 문화 자원으로 활용하는 데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구곡문화는 중국 주자의 무이도가(武夷棹歌)에서 유래한 시가서화(詩歌書畵)의 종합예술로 조선시대 우리나라 선비들이 도(道)를 이루는 과정을 실제화한 것이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계곡 구비마다 인간의 도를 이루는 과정을 설정하고, 그 구비마다 시를 지어 단순한 음풍농월(吟風弄月)을 넘어선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황진호 기자
황진호 기자 hjh@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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