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후 광주 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가진 광주소상공인연합회와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최근 청와대가 제안한 문제인 대통령과 만남 의제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방안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광주를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과 회동에서 의제는 무엇이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당면한 현안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어떻게 슬기롭게 잘 극복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져온 경제적 사회적 어려움도 난제”라며 “이 모두가 정부 재정과 연결돼 있어 이를 끌어가려면 현장 민심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장과 청와대는 지난 17일 문 대통령과 회동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전날(18일) 언론 인터뷰에서 “구체적 의제를 갖고 단독 영수회담을 통해 결과물을 낼 수 있다면 회담 제안에 응할 수 있다”고 답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코로나’ 의제를 꺼내 든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다만 “야당 대표와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국민이 가장 관심 있고 아픈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명분이 있을 때 의미가 있다”며 “형식적으로 모양만 갖추는 만남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 차원에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 꼭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야당이 그것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기 때문에 만나서 협의하면 결론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 성숙했을 때 만남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 게 모두 갖춰졌을 때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만남이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위원장이 코로나를 주제로 문 대통령과 회담을 하는 것으로 민주당의 ‘통합당 코로나 책임론’을 정면 돌파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 후 처음으로 호남을 방문해 광주 5·18 국립묘지를 참배했다. 김 위원장은 헌화와 조문을 하면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발표문을 읽으면서 감정이 북받쳤다”고 말했다.

그는 ‘5·18 폄훼’ 발언 논란을 일으킨 전직 의원 3명(김진태·김순례·이종명)에 대한 제명 조치 요구에 대해선 “과거 5·18에 대해서 망언을 한 분들은 이미 당에서 다 멀리 떨어져 계시지 않나 생각한다”며 “앞으로 그런 일이 만에 하나라도 다시 발생하면 당이 그 문제에 대해서 철저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폄훼 시도에 대한 질문에는 “5·18 민주화운동은 역사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통합당도 더이상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또, ‘통합당이 서민들의 삶과 괴리된 것 아닌가’라는 지적에는 “통합당이 기득권을 대변하는 정당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기득권을 타파하지 않는다면 근대 민주 정권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이 우리 사회적 약자를 겨냥해서 약자와 동행한다고 하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년 4월 서울시장이나 2022년 대선 후보로 호남 출신 인사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지역과 관계없이 당선 가능성 있는 가장 유능한 인물을 선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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