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농가 롤 모델 부상

이기홍 대한한돈협회 부회장
이기홍 대한한돈협회 부회장

악취로 인해 민원의 중심에 서 있는 축산농가의 악취 저감과 자원화 기술의 성공적인 접목으로 새로운 롤 모델로 부상하고 있는 고령군 해지음영농법인(대표 이기홍·대한 한돈협회 부회장)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유는 정부의 미허가 축사 적법화로의 과정에서 가축분뇨 처리와 악취 문제를 함께 해결한 때문이다. 현재 광역악취개선사업 현장으로 선정되면서 전국 양돈농가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35년 양돈 경험과 현재 대한한돈협회 부회장을 맡아 전국양돈농가의 문제 해결과 정부의 중장기정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이기홍 해지음영농법인대표를 24일 만났다.

이 부회장은 “문제의 중심, 해결의 중심에 서 있으면서 생산자와 민원인의 간극을 좁혀나가기 위한 무진 노력에 이제는 악취 해결을 위한 해답을 99% 찾을 수 있는 해법이 마련됐다”면서 “가축분뇨 자원화를 위한 방법과 기술 지원이 병행될 때 악취 해소와 토양을 살리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둔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내보였다.

그는 “전원생활과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가 높아가고 있는 시대에 냄새로 인한 민원 주민의 요구는 당연하며, 식량안보로 일컫는 국민 먹을거리 생산자의 고충도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면서 “이를 위해 ‘냄새 저감 자원화 기술’이 해결의 관건이고, 정부의 단기적인 압박보단 중장기 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이를 위해 현장에서 답을 찾는 정부의 행동이 필요한 때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정부의 규제 압박을 통해 행정처분을 통한 문제 해결 보단 현장에서 답을 찾고, 농가 역시 자정적인 노력도 같이하며, 광역 악취사업 우수농가 벤치마킹과 전문 컨설턴트 채용 등을 통한 협회 차원의 끊임없는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3일 한돈협회 밀양지부 회원 20여명이 광역축산개선사업 농장으로 선정된 경북 고령군 해지음영농법인을 찾아 견학과 교육을 마치고 이기홍 대표(두번째 줄 왼쪽에서 다섯번째)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해지음영농법인 제공

이 부회장이 소개한 해지음영농법인의 성공을 살펴본다.

민원이 끊이지 않는 오래된 양돈농장을 인수한 이 부회장은 2018년 3월 고령군으로부터 가축분뇨배출시설 허가를 득한 뒤 처리시설을 과감하게 친환경 시설투자로 변경한 것이 시발점이다.

고령군이 자랑하는 체육시설과 외부 관광객들이 찾는 수변공원 그리고 도로와 인접한 위치의 양돈농가는 민원의 중심에서 탈피할 수 없는 최악의 환경이었다.

바이오커튼과 액비순환시스템, 안개분무식 장치 등의 시설교체와 함께 고품질 액비생산의 토대를 마련하는 순간, 악취제어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악취 등의 냄새를 잡기 위해 돈사 외벽에 설치된 OH라디칼을 활용한 안개분무식 장치는 일정 시간마다 분무되는 시스템으로 그 효과가 탁월했다.

여기에다 24시간 자동 고속발효시설은 ‘냄새 저감 자원화기술’을 입증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가축분뇨 처리와 악취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면서 발생하는 부수적인 성적은 사육성적 향상과 직원 복리증진에도 기여하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의 배경이 되고 있다.

약 3000두가 건강하게 자라면서 1%를 밑도는 폐사율을 보이고 있고, 일반 고액분리 보다 빠른 매일 10t의 액비가 고속 발효되고 있어 한 달에 3회 정도 액비살포지역으로 반출되고 있는 등 성공적인 결과물로 입증되고 있다.

광역 축산악취개선사업 선진지 견학 현장으로 선정된 해지음영농법인은 전국 양돈농가에서 찾는 것은 물론 향후 제주지역 농가 견학, 정부 관계자와 농수산특위 인사도 방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기홍 부회장은 “악취 등의 문제 해결은 정부의 지원, 지자체와 농가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단기와 중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단기적으로는 사료 첨가제와 미생물 살포, 미네랄 음수 투여, 중기적으로는 이산화 염소수 살포, 분뇨 순환처리시스템 구축, 장기적으로는 농장 전체의 환경을 개선해 전반적인 악취 저감의 목표를 실현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가를 옥죄는 정부의 ‘압박’보단 ‘지원’을 통한 접근이 식량 안보를 지키는 첩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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