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김종한 수필가·전 상주문화회관장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읍사무소 앰프가 새벽 단잠 날린다. 새마을운동이 원조를 받는 빈민국 우리나라를 부자의 나라로 만들었다. ‘배고파 못 살겠다’ 가 선거 구호다. 춘궁기 봄만 되면 식량 떨어져 산머루 칡뿌리, 들에 메뚜기 잡아 볶아 먹고 허기 채운 보릿고개 겪었다. 청포도가 탐스럽게 익어가는 7월 선풍기도 귀하던 단층 목조건물 군수실에서 신규채용 공무원 신고하던 때가 반세기를 넘긴 옛날이다.

‘본인은 공직자로서 긍지와 보람을 가지고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신명 바칠 것을 굳게 다짐한다’는 선서 그 시절 국가관 투철했다.

농구화 끈 당겨 매고 누런 재건 복에 새마을모자 눌러 쓴 시절 초임지 면사무소에 배치되어 면장님이 우리에게 힘주어 당부하던 말씀 또렷하다. 어떤 조직이든 3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꼭 필요한 사람, 두 번째는 있으나 마나 한사람, 세 번째는 있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있다며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고 당부한다.

누워서 크는 콩나물 신세로 눈치만 보고 적당히 얼버무리지 말란다. 박봉에도 불과하고 확고한 국가관 ‘하면 된다’는 투철한 사명감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밤을 낮 삼아 별 보고 출근 별 보고 퇴근 ‘별 출퇴근’ 열심히 일했다. 피땀 흘려 이룬 무역대국 신화 공직자도 신명을 바쳐 일조한 공로 인정 한다.

지금은 보수도 나아지고 근무여건도 좋아 남자도 육아 휴직 한다. 과거 꿈에서나 바라던 현실로 나타나니 자전거로 출장 가던 근대화시절 어렵고 힘든 역경의 순간순간들이 옛이야기로 아름다운 추억으로 포장되어 세월 속으로 묻혀 잊혀진다.

정년을 몇 해 앞두고 배급 주고 복지시설 관리하는 사회복지계장에 부임했다. 복 받아 천국에 갈 채비 우시게 같은 농담을 자주 한 덕이다. 사무실에는 하루도 안 거르고 차비 떨어졌다고 찾아오는 딱한 사람 행렬, 수시로 잡상인 물건 팔아달라고 소란 피우는 소리가 시청청사를 울려 사회복지과는 3D기피 부서로 왕따다.

서로 도우며 같이 살자는 인상이 험상궂고 억센 사람 들락거리는 그 자리에 왜? 갔나 하면 나는 ‘남은 재임기간 봉사와 희생하라는 하느님 뜻이니 마음 편하다’ 말한다. 성모당에서 수시로 코로나 퇴치 기도를 한다. 잠잠하던 코로나19가 고개를 든다. 재확산이 우려된다. 코로나로 천국으로 많이 가기에 죽음 두렵지 않다. 하지만 잠자듯 가면 복인데 가족 고통 주는 병원행이 더 무섭다.

노인복지와 화장장 관리하는 박 계장은 수시로 말 섞는 동료다. 어렵고 힘들 때 나는 박 계장! 그 자리는 노인분께 잘하고 인생 마감시키는 자리로 잘 하면 ‘천국 가는 자리’ 라며 위로한다. 화답이 온다. 박 계장은 김 계장! 어려운 사람 도와주고 시설에 오아시스 역할을 하는 그 자리는 천당 점수 따는 ‘복 받는 자리’ 네 한다.

‘우리 서로 합하여 점수 많이 따서 같이 나누면 먼 훗날 모두 천국에서 만날 수 있겠지’ 합창한다. 기피부서에 근무하는 직원 모두가 빵긋 피안대소다. 보람과 긍지로 ‘열심히 달리자’며 과원 모두 사회복지과 파이팅! 외친다. 우울한 코로나시대 살면서 웃음꽃 피웠던 그 시절 더욱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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