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농산물유통정보, 햇건고추 도매가격 91만2000원…전년 2배↑

역대 최장 기간 장마와 폭우 피해로 농산물 가격이 오른 17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자료에 따르면 기상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채소류는 침수 피해와 작황 악화에 따른 출하작업 지연으로 가격이 강세를 나타냈다.연합
수확기를 맞은 고추 가격을 비롯해 각종 채소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6일 기준 붉은 고추(상품·10㎏) 전국평균 도매가격은 5만7360원으로 평년(3만5157원)보다 63%나 껑충 뛰었다.

지난 24일 광주에서는 6만5600원까지 오르기도 했었다.

소매가격 역시 대구·안동지역의 경우 붉은 고추(상품·100g) 전년(990원)보다 66.6%나 비싼 1650선원에 거래됐다.

햇건고추(햇산화건) 가격은 도·소매 모두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대구지역 햇건고추(상품·30㎏) 도매가격은 91만2000원으로 전년(45만원)의 2배를 넘었다.

포항 죽도시장에서 거래된 햇건고추(상품·600g) 소매가격 역시 크게 올라 전년(1만2500원)보다 52% 비싼 1만9000원에 팔렸다.

이에 대해 봉화군농업기술센터 정인호 작물팀장은 “지난달 긴 장마와 일조 시간 부족 등으로 고추 탄저병·바이러스 피해를 본 탓에 수확량이 줄어들면서 고추 수확이 한창이지만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긴 장마와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고추뿐 아니라 대부분 농산물도 마찬가지여서 연일 폭등세가 이어져 소비자들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이날 배추(상품·10㎏) 전국 평균 도매가격은 2만5540원으로 전년(9240원)보다 176.4%나 올랐다.

배추 1포기 전국 평균 소매가격도 9398원으로 전년(3608원)보다 160%나 올랐고, 그나마 포항·대구 등 경북지역은 평균가격보다 낮은 9000원에 팔렸다.

대구지역 무(상품·20㎏) 도매가격 역시 2만7000원으로 전년(9900원) 보다 172.2%나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 죽도시장에서는 무 1개당 3000원에 팔려 전년(1762원)보다 70% 나 올랐다.

채소가격이 이처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긴 장마와 폭염 등 날씨 영향과 함께 출하면적 감소가 원인인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는 최근 ‘고랭지배추 무 출하 동향 및 전망’을 통해 “지난달 하순부터 계속된 비로 무릎병·바이러스 등의 발생이 증가하면서 고랭지배추 작황이 평년보다 부진했고, 출하면적 역시 감소하며 출하량이 줄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전반적인 농산물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동네 반찬가게 역시 김치 등 채소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반찬에 대해 가격을 올리거나 반찬 용량을 줄일 수 밖에 없는 형편에 놓였다.

경북지역 한 맘카페에서는 “‘4팩 1만원’에 팔던 반찬 가격이 최근에는 1만2000원으로 올랐더라”거나 “통에 옮겨 담아 보면 반찬 양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등의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김천시 율곡동에서 반찬가게를 운영 중인 한 모(48) 씨는 “원재료 가격이 올라 어쩔 수 없이 물김치 등 일부 가격을 올렸지만 마진은 오히려 크게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햇건고추에 이어 배추와 무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에서는 벌써 ‘김장비용이 늘어나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부 전 모(63·포항시 상대동)씨는 “건고추를 비롯해 채소류 중에 안 오른 품목이 없다 보니 벌써부터 김장 물가도 걱정스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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