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

“무엇보다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 경북대구의 100년 먹거리를 마련하도록 하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에도 전력을 다하겠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통합신공항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는 가장 크고 확실한 뉴딜”이라며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함께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통합신공항과 행정통합을 통해 경북대구의 이미지도 바꿔나갈 것이다. ‘수구꼴통’을 바꾸지 않으면 계속 구석으로 몰린다.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모습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경북이 다시 일어서고, 대한민국이 일어서는 데 경북이 앞장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도지사가 앞서 뛰겠지만 행정력만으로는 힘들다. 도민 여러분께서 함께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창간 30주년을 맞은 경북일보가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나봤다.

- 민선 7기가 반환점을 돌았는데 그간의 소회한 말씀.

△ 2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점퍼 입고 운동화 신고 매일 아침 5시부터 자정까지 자동차로 한 달 평균 1만km를 달렸다. 죽기 살기로 뛰었는데도 불구하고 일한 만큼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 같다. 기업을 유치하고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당장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 송구스럽다. 무엇보다 인구가 자꾸 줄어드는 일을 막을 수가 없다. 올해도 7월 말 기준으로 2만1835명이 줄었다.

더군다나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상반기를 보냈다. 2월 19일 도내에서 세 명의 확진자가 첫 발생한 이후 도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전 행정력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5개월 이상을 컴퓨터 스위치 내린 것처럼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코로나에 묻혀 살았다. 진정세를 보이던 코로나가 최근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경제 활성화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경북의 코로나19 성공적인 대응은 전국적인 주목을 끈 바 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등 재유행이 우려되는데 경북도의 대책은.

△경북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6개월이 넘었다. 확산 초기에는 준비 없이 맞이한 초유의 사태라서 많이 힘들었다. 그러나 병상확보, 사회복지시설 코호트 격리, 경북형 마스크 개발 등 경북만의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대처로 극복해냈다. 특히 도민들께서 철저하게 개인수칙을 철저하게 지켜 주신 것이 코로나 위기를 이겨낸 원동력이 됐다.

최근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인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등 재유행 조짐이 보여 매우 우려스럽다. 도에서는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방역대책을 재점검해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경북의 최고 현안이었던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지가 극적으로 타결됐다. 우여곡절과 고비도 많았던 만큼 감회도 남다를 텐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2년 전 도지사로 취임한 이후 지지부진하던 통합신공항이전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이전사업비 협의, 이전부지 선정기준 마련, 주민투표 등 힘겨운 과정을 거쳤다. 투표 결과를 두고 또 진통을 겪었지만 신청 마감 시한을 하루 남겨두고 극적 합의를 할 수 있었다.

통합신공항 이전사업은 군위·의성 군수님과 군민들이 계셨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군위와 의성은 전국에서 소멸위험이 가장 높은 자치단체다. 그만큼 절실한 마음으로 공항유치에 나섰다. 수원이나 광주지역의 군 공항이전사업은 주민들의 반대로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있다. 그에 비해 의성과 군위는 서로 받으려고 온 정성과 열정을 쏟아 부었다. 마지막 순간에는 경북대구의 미래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려줬다. 경북대구의 국회의원, 시장·군수, 시·도의원, 사회단체에서도 모두가 나서줬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만약 합의하지 못했다면 역사의 죄인이 됐을 것이다.

-통합신공항이 가져올 경북대구의 변화에 대한 기대도 큰데 어떻게 보시는지.

△세계화 시대에 공항이 있느냐 없느냐는 지역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이 크다. 경북대구가 변방으로 밀려난 것은 하늘 길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제 경북대구도 우여곡절 끝에 통합신공항이 본궤도에 오름으로써 공항 가진 도시를 부러워하지 않게 됐다. 군위와 의성은 소멸위기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도시로 새롭게 태어날 기회를 잡았다. 경북대구도 비상의 날개를 타고 날아오를 수 있게 됐다.

통합신공항은 공항공사에만 10조원 가까이 투입된다. 항공클러스터 등 배후도시 건설에 수조 원, 도로·철도 등 공항과 연결되는 광역교통망 구축에 12조 원 이상이 투입된다. 새로운 하늘길이 마련되면 항공 물류경쟁력 확보로 대구·구미·포항 산업단지는 활성화되고, 기업의 투자유치도 확대되며, 지역농산물도 수출경쟁력을 확보해 경북대구 경제는 다시 활력을 되찾을 것이다. 국제노선 확대로 외국관광객도 획기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주창하고 있는데 이유는.

△대구와 경북이 분리된 지 40년이 지났다. 분리 이후 경북대구는 전국 인구가 40년 동안 38.6% 증가할 때 3.1% 증가하는데 그쳤다. 사실상의 정체다. 경제도 마찬가지여서 경북의 GRDP(지역내총생산)는 충남에 역전돼 2018년 기준으로 5위로 밀려났다. 생활권은 하나임에도 행정구역은 여전히 나눠어 있다. 지하철 연장, 취수원 갈등뿐만 아니라 첨단산업 유치 등 불필요한 소모적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 블랙홀 현상으로 인구와 산업, 금융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지방소멸의 위기감이 커지고 국가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여기다 세계는 국가 간의 경쟁에서 도시 간의 경쟁으로 변모하고 있다.

2년간 도지사로 일하면서 이대로는 어렵다는 것을 뼈 저리게 느꼈다. 대구 따로 경북 따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 수도권 블랙홀에 맞서고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생산력과 소비시장을 갖춘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 정치적인 관점에서 분리가 추진됐지만 통합은 함께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시작된 것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기대효과는.

대구와 경북이 통합하면 인구 512만, GRDP 165조 7천억 원으로 경기도, 서울시에 이은 제3의 도시가 된다. 또한 덴마크, 핀란드 등 인구 500~600만 명의 유럽 강소국과도 비슷한 규모가 된다. 통합되면 공항과 항만을 동시에 갖춤으로써 안으로는 수도권 블랙홀에 맞설 수 있고 밖으로는 세계와도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된다.

통합이 되면 경북대구가 하나의 경제권, 하나의 생활권이 된다. 굳이 소모적인 경쟁을 할 필요도 없다. 대구는 서비스, 금융, 의료, 교육, 문화 중심으로 발전시키고 경북은 제조업, 문화관광, 바이오·에너지산업 중심으로 대개조할 수 있게 된다. 경북의 농산물도 대구 시장만 확실하게 확보하면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

시도민들에게도 다양한 분야에서 편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특별법에 특례를 담아 재정권과 자치권을 부여 받게 되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유사업무의 통폐합으로 행정비용을 절감하고 복지와 문화, 생활SOC 등에 집중 투자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 관광 준비는.

△경북은 힐링의 최적지이자 안심 여행지이다. 코로나 검사를 가장 많이 실시하고 가장 먼저 극복했다. ‘클린&안심’캠페인으로 방역을 강화하고 음식 덜어먹기 등 안전하고 건강한 음식문화 정착에 힘쓰고 있다. 언텍트관광, 캠핑, 차박, 야간 여행 등 비대면 확산에 따른 새로운 관광콘텐츠 발굴에도 노력하고 있다. 경북관광 그랜드세일을 통해 공공시설을 무료 개방하고 숙박업소 할인도 실시한다.

경북은 스토리는 엄청난데 텔링이 없기 때문에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앞으로 텔링을 잘 만드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또 접근성이 떨어져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많은 제약을 받아왔으나 통합신공항 시대가 열리면 경북대구의 관광산업은 획기적인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본다. 이에 대비해 통합신공항을 중장거리 취항이 가능한 규모로 만들고, 공항을 중심으로 경북 전역을 1시간 거리에 두는 광역교통망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민선 7기 후반기 도정 운영방향은?

△도지사로 취임하면서 경북도를 대한민국의 중심에 세우겠다고 말씀드렸다. 청년 일자리 창출, 저출산 극복과 같은 정책방향은 옳았다고 본다. 후반기에도 이러한 정책기조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코로나19로 충격에 빠진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자 한다.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코로나의 장기화가 기업피해로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할 것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 무너진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한 산업구조 혁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양승복 기자
양승복 기자 yang@kyongbu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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