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C씨를 죽이고 자신도 죽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온 B씨는 지난 2월 7일 오후 4시 30분께 자신의 아파트에서 A씨와 함께 필로폰을 투약하면서 술을 마셨고, 이들은 오후 9시 26분께 C씨의 주거지 현관문 유리창을 깨고 들어갔다. 놀란 D씨가 화장실로 도망가자 A씨는 형님 B씨에게서 건네받은 흉기로 목과 옆구리, 가슴 등의 부위를 12차례 찔러 살해했다. 9시 40분께 C씨는 화장실에 쓰러져 있던 아내 D씨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관과 119 구조대원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밤 10시께 집으로 돌아간 B씨는 아내에게 “이제는 다 끝났다”라는 말을 반복했고, 23분 뒤 안방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재판에서 A씨는 “형님 B씨가 피해자를 살해하는 것을 제지하다가 B씨가 휘두른 칼에 베인 사실만 일을 뿐 피해자를 살해하거나 살인을 공모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 전체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구지법 안동지원 형사부(조순표 부장판사)는 지난 28일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다만, 살인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과 보호관찰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범행 현장에 자신과 공범인 B씨가 있었음을 기화로 범행의 책임을 스스로 목숨을 끊은 B씨에게 떠넘기고 책임을 모면하고자 하는 행태를 보이고, 피해자와 유족에게 용서를 구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오히려 자신의 억울함만을 강변하는 태도를 고집하고 있고, 피해자와 유족이 입은 피해를 조금이라도 복구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종명 기자 ojm2171@kyongbu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