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30일 오후 시청 본관 상황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주재로 코로나19 재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감염병 전문가들과 긴급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에서 광화문 집회발 코로나19 확산이 현실화하며 재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랑의교회(대구시 동구 효목동)’에서 지난 8월 15일 이후 지금까지 34명(총 교인 103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에 나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이 교회는 이후에도 대면 예배를 강행하고 명부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등 방역수칙을 어겼으며 소규모 모임도 가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수도권발 감염이 우리 지역으로 확산할 우려가 현실화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필요하다면 수도권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 30명 중 외국인 간병인을 제외한 29명은 모두 대구 동구 사랑의교회 교인으로 이 교회 누적 확진자만 34명이 됐다.

확진된 교인 중 22명은 광화문 집회 참석자로 이 중 21명은 행정명령 기한인 8월 26일 이전 진단 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았다.
 

30일 대구 동구 대구사랑의교회에서 동구청방역기동반이 교회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시는 음성으로 나온 이들에게 잠복기 2주간 자가격리를 권고했을 뿐 별도 행정명령을 하지는 않았다.

20∼40대인 이들은 지난 23일, 26일 열린 예배에 참석하며 당시 검사를 받지 않은 대륜중학교 학생 등 밀접접촉자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부모와 함께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이 학생은 26일 검사를 받은 뒤 28일 확진됐다.

교회 전수 조사 결과 이 학생 외에도 수성구 동원중학교 학생도 29일 오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시 무증상이었다.

당국은 동원 중 학생 155명, 직원 34명 등 189명에 대해 코로나19 검체 채취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7일 50대 방사선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대구 수성구 한 병원에서는 60대 외국인 간병인이 재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았다.

역학조사팀 조사에도 병원 최초 감염자인 방사선사의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아 사실상 ‘깜깜이’다.

권 시장은 “근원적으로 접촉을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 추세면 다음 주 주말 정도에는 생활치료센터를 열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