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대구 동구 대구사랑의교회에서 동구청방역기동반이 교회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동구 대구사랑의교회에서 30일 현재까지 교인 등 34명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대구사랑의교회 소속 수많은 교인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로 확인되면서 일대 상인과 주민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

30일 오후 사랑의교회 건물 출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다. 출입문에는 A4용지 두 장 크기의 노란색 폐쇄명령서 스티커와 함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종교시설 집합금지를 명령하는 대구시 공문이 부착돼 있었다.

약 30분 동안 머문 교회 앞 도로에서는 행인을 찾아보기조차 힘들었고, 자전거를 끌고 가던 한 행인은 교회 건물 출입구에 부착된 폐쇄명령서 스티커를 보고 가던 길을 멈추고 되돌아가기도 했다.

주민 김모(30·여)씨는 “아침에 소독차가 막 돌아다니면서 방역을 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신경이 쓰인다”며 “필요한 물건만 사서 집에만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불안해했다.

교회 인근에서 생필품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갑자기 뚝 떨어진 매출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10여 년 동안 교회 인근에서 장사했다는 40대 남성 박모씨는 “교회 교인들이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는 소식이 들린 이후 하루 매출이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 떨어졌다”며 “코로나19가 잠잠해졌다 싶으니 또 이 난리가 났는데, 현재 장사도 안되고 너무 속상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랑의교회 교인들이 동촌유원지 내 한 식당에서 단체회식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원지 내 식당가들도 불안감을 호소했다.

30일 대구 동구 대구사랑의교회에서 동구청방역기동반이 교회주변을 방역하고 있다. 동구 대구사랑의교회에서 30일 현재까지 교인 등 34명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한 업주는 “이미 동촌유원지 내 식당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게 안전 안내 문자로 공개되면서 손님 발길이 끊어질까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광화문 집회와 관련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대거 발생함에 따라 배기철 동구청장은 현장 점검과 함께 비상방역체제를 시행하도록 지시했다.

이날 사랑의교회와 동촌유원지를 잇따라 방문한 배 청장은 확진자 동선과 일대에 대한 철저한 방역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동구청은 부서별로 1명씩 인원을 차출해 약 30명의 직원을 보건소와 위생을 담당하는 식품산업과로 파견하고, 방역활동에 매진할 계획을 세웠다.

동구청 관계자는 “사랑의교회에서 수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을 확인한 직후 청장 주관으로 실·국장들의 긴급회의가 열렸다”며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내에서 감염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활동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대구시는 브리핑을 통해 사랑의교회 교인 명단 103명을 확보하고 진행한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신규 확진자 29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중학생 A군과 A군의 밀접접촉자인 부모 등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포함하면 사랑의교회에서만 총 3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집단감염 발생 원인과 정확한 경로에 대해서도 향후 심층 역학조사를 통해 파악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수도권에 준하는 단계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재유행을 막아낼 원동력은 시민 여러분에게 달려있다”며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개인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전재용, 김현수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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