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서비스

'국민의힘' 당명 변경 통합당 환골탈태하길
'국민의힘' 당명 변경 통합당 환골탈태하길
  • 연합
  • 승인 2020년 08월 31일 16시 22분
  • 지면게재일 2020년 09월 01일 화요일
  • 1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통합당 새 당명이 ‘국민의힘’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김종인 당 비상대책위원회는 31일 국민의힘을 새 당명으로 정하고 9월 2일 전국위원회에서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4ㆍ15 총선 2개월 전인 지난 2월 등장한 통합당 간판은 반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퇴장하게 됐다. 한국 보수를 대표한다는 정당 이름의 수명치고는 짧아도 너무 짧았다. 1990년 민정ㆍ민주ㆍ공화당 3당 합당으로 출현한 민주자유당과 이후 이어진 신한국, 한나라, 새누리, 자유한국당 등 전신들이 적어도 몇 년씩은 당명을 유지했음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평가다. 여야를 막론하고 때만 되면 반복되는 당명 교체는 한편으로는 한국 정당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정당정치가 착근한 선진국에서 주요 정당이 개명을 이렇게까지 쉽게 하는 예를 일찍이 본 적이 없다. 동네가게 상호만도 못한 취급을 받아서야 어디 당명이라고 하겠느냐는 촌평에 통합당은 물론 어느 정당도 반론하긴 힘들 것이다.

당명 변경은 하지만, 당을 새롭게 치장하고 분위기를 바꾸어 유권자들의 관심을 다시 끌어보려는 몸부림으로 이해되기에 그 의미를 더 깎아내릴 필요는 없을 듯하다. 역대 사례를 보면 주요 당들은 큰 선거를 앞두고 소수당이나 여타 세력과 이합집산하여 새 정당을 출범시키거나 강력한 혁신을 요구받을 때 당명을 바꿨다. 이번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민심을 되돌리려는 통합당 움직임의 연장선으로 간주된다. 지난 총선까지 네 차례 연속 전국 단위 선거에서 패배한 통합당은 곡절 끝에 김종인 비대위를 띄웠고, 속칭 태극기부대 세력과 거리를 두며 중도 흡수-외연 확대 행보를 지속했다. 이에 힘입어 지지율은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이어가 한때 더불어민주당을 앞질렀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코로나 감염 재확산 위기가 커지는 데 맞물려 방역 정책에 힘을 싣는 여론이 늘면서 여권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아스팔트 보수에 대한 통합당의 어정쩡한 태도가 부각하면서 정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여권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에 의존하고, 콘크리트 지지층에서는 진보에 열세인 통합당 지지율의 속성과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기도 한다.

결국 통합당이 지지세를 넓혀 수권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관건은 진짜 혁신이다. 당명이 정당의 가치 지향을 응축한 것이라곤 하지만 당의 환골탈태는 간판에 불과한 당명의 교체보다는 당헌·당규에 포함한 의제 변경과 당내 신주류 세력 형성 및 실천에 달렸음은 자명하다. 당의 지지세를 굳히고 집권 가능성을 열어주는 건 인물, 정책의 개혁과 실천뿐이다. 진보 성향 의제인 한국형 기본소득과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같은 사안을 당헌·당규에 반영하기로 한 건 그 점에서 긍정적이다. 김종인 위원장이 5ㆍ18 국립묘지를 찾아가 ‘무릎 사과’를 한 것도 보수를 표방하는 정당이 보편과 상식에 종전보다 더 접근하고 있다는 신호여서 괜찮았다. 지금 통합당 지지율은 그렇게 김 위원장의 개인기가 견인하는 모양새다. 그건 9월 3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김종인 비대위가 일군 최대 성과이자 강점이지만 당에는 역설적으로 최대 약점일 수도 있다. 과도 체제를 이끄는 김 위원장 이후를 당은 늘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비대위 목표라고 밝힌 것처럼 당은 2022년 3월 대통령선거를 치를 태세를 갖춰야 한다. 2021년 4월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실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 대선후보와 시장후보 풀을 만들어 관련 인물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을 고민할 때가 닥치고 있다. 정당의 기본 중 기본은 공직후보를 내고 국민에게 선택받는 것이니 여기서 실패하면 재도약 가능성은 감소할 것이다.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극우 세력에 대한 선 긋기에도 더 단호해야 한다. 예고한 당무감사를 통한 당협위원장 교체 등 인적 쇄신 과정에서 이를 증명하는 것은 필수다. 공직후보 공천과 인적 쇄신은 극심한 갈등을 유발하여 민심이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흔했다. 껍데기보다 알맹이를 바꾸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 통합당 혁신의 성패는 김종인 비대위의 ‘사람 다루기’에 모일 공산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연합의 다른기사 보기
연합
연합 kb@kyongbuk.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