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디아나 존스를 꿈꾸는 김기홍 씨.

“고고학자로 나만의 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꿈”

김기홍 씨는 1990년 구미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닌 뒤 대학에 입학하면서 대구로 생활 터전을 옮겼다. 계명대 한국문화정보학과에 입학, 고고학 공부를 시작했고 같은 학교에서 고고학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국립박물관과 대학박물관에서 근무했으며 석사학위를 받은 후 문화재조사연구기관에서 조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전공은 가야고고학으로 고고학자로 더욱 공부하기 위해 9월부터 박사 과정를 밟는다.

김 씨가 처음 문화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가 시작이었다.

지금은 조금 민망할 수 있지만 고고학자가 되면 주인공처럼 유적을 찾아 모험을 다닐 줄만 알았다고 돌아봤다. 이후 대학생 때 우연히 영화를 다시 봤는데 고고학자가 되고 싶은 학생에게 ‘훌륭한 고고학자가 되고 싶다면 도서관을 벗어나라’고 조언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이를 계기로 발굴현장 경험을 쌓기로 마음 먹었다. 박물관과 발굴현장을 오가다 문화재조사연구기관에서 조사원으로 근무하는 등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다만 처음부터 김 씨가 고고학과로 진학한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 수험생들이 그렇듯 부모의 바람으로 경제학과에 입학했지만 그는 꿈을 위해 재수를 선택했다.

남들보다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에 입학 후 학기 중 학교박물관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고 방학에는 발굴현장을 찾았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킴이 같은 문화재 관련 대외활동도 경험했다.

김 씨는 “당시 바쁜 나날들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목표하는 곳에 조금이나마 가까이 갈 수 있게 해준 소중한 자산”이라고 전했다.

고고학자로 성장하기 위해 박사 학위를 무사히 마치는 것이 눈앞에 다가온 목표다. 또한 올해 9월 새로운 도전을 위해 대가야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나아가 좋은 박물관을 만드는 것과 좋은 연구자가 되는 것도 궁극적인 목표다.

가야고고학을 전공한 만큼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가 일반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는데 작은 역할도 마다하지 않을 생각이다.

기회가 된다면 문화재 분야 국제활동가가 되는 꿈도 꾸고 있다.

이러한 꿈을 위해 김 씨는 다양한 박물관을 관람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직접 경험해보고 이것을 어떻게 박물관에 적용 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자체가 좋은 박물관을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믿고 있다.

시간이 나면 틈틈이 여러 박물관과 새로운 전시들을 찾아 관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시대가 변하고 있는 만큼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박물관’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드론을 비롯해 3D프린터·VR·AI 등을 공부하는 것은 이제 공학도만의 일이 아니라 인문학도 역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그동안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쏟은 시간과 노력이 아까 참아낸 적도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주변에서는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됐으니 부럽다고 하지만 막상 일이 되니 애증의 관계로 변하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 성과들이 생겨나면서 자신의 꿈을 향한 큰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자신의 목표와 별도로 하고 싶은 일로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를 꼽으며 30대를 시작하는 청년의 순수함이 보였다.

김기홍 씨는 “가야할 길이 멀어 엄두가 나지 않지만 나중에 만족할만한 성과들을 이뤄낸다면 시도할 것”이라며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전혀 모르는 곳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걷고 또 혼자 걸으면서 저의 지난날을 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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