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은 씨

천혜의 자연경관과 신라고찰 비구니 승가대학 ‘운문사’가 있는 청도 운문면 신원리는 초보 농부 정재은(30) 씨가 태어난 곳이다.

정씨는 해군 부사관으로 3년 근무 후 전역해서 바로 고향으로 들어왔다.

2019년부터 산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1990년생 초보 농부 정재은 씨를 만났다.

청도군농업기술센터에서 주관하는 청년자립기반구축사업에 선정돼 2310㎡(700여 평)의 산딸기 농사를 혼자의 힘으로 해 보겠다며 일단 일을 벌려 놓았다.

본격적인 생산은 2년 이상 걸린다고 한다. 당장은 수입이 없어 부모님이 하시는 9900㎡(3000여 평)의 하우스농장에서 밭 미나리·산딸기·단호박 등 농사에 힘을 보태며 월급쟁이로 본인의 꿈을 키우고 있다.

정 씨는 농사를 시작할 당시 실수도 많았지만 그 어색했던 과정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 둘 나의 자산이 된다고 자부한다.

평소 농업을 직업으로 생각해 본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부모님의 권유로 막상 시작해보니 힘들지 않은 것이 없었다.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 이건 아니다 싶을 때가 많았다.

그러나 독립경영으로 시작한 일이다 보니 포기보다 책임감이 앞섰다. 열심히 땀 흘린 보람을 월급으로 보상받을 때 힘든 생각은 사라져 버린다고 했다.

부모님이 농사를 권유할 때 “노력 없이 돈만 좇다 보면 돈은 도망가고 만다”고 우서갯소리로 말씀하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나는 농부로 출발한다. 농업 관련 교육을 많이 이수하자”는 각오 후 같은 농업인과의 교류를 통해 성공이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이룰 수 있다는 꿈과 자신감이 생겼다. 목표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공부를 하자. 농작물이나 키우는 단순한 농사꾼 아니라 농작물로 식품가공을 하고 판매를 하고, 관광체험도 연계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농촌 전문가가 되자.”

정 씨는 SNS와 쇼핑몰을 통한 판로 확대에도 관심을 갖고 준비 중이다.

때문에 식품 가공 관련 자격증과 교육이수를 비롯해 청도군의 청년농업인과의 교류도 활발하게 할 것이다.

여유가 생기면 취미생활도 병행하고 싶은 욕심도 드러냈다.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이 큰 영화관에서 영화 관람하는 것이다. 지금은 잠자기 전 TV로 영화 한 편 보는 것이 유일한 취미생활이다.

도자기공예·목공 등도 차츰차츰 취미생활의 강도를 높여야 할 숙제라며 웃는다.

이야기 말미쯤 정 씨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항상 무슨 일을 선택하든 그 일을 존중해주고 옆에서 도와주시는 부모님, 아직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한번 도 못하고 지냈다고 얼굴을 붉혔다.

“아빠, 엄마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지금처럼 늘 건강하시고 든든한 저의 동반자가 돼 주십시오.”

자신에게도 말했다. “이제 막 시작한 일이라 많이 힘들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꽃길이 보일 때까지…”라고.
 

장재기 기자
장재기 기자 jjk@kyongbuk.com

청도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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