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1사단에서 후임병을 6개월 동안 집단 폭행하고 엽기적인 성추행까지 일삼은 사건이 발생했다. ‘귀신 잡는 해병’이 ‘후임 잡는 해병’이란 말이 나온다. 피해 내용이 워낙 엽기적이어서 입에 담기도 힘들 지경이다.

가혹행위가 시작된 것은 2019년 12월부터다. 피해자가 본대로 복귀하는 버스에서 가해자 허락 없이 창문을 열었다는 이유로 가혹행위가 시작됐다. 이날 피해자는 30분 간이나 머리를 가격당했다. 가해자는 또 자신의 성기를 피해자의 얼굴에 들이대거나 피해자를 자신의 생활반으로 불러 성기를 꺼내 보여주는 등 변태적 성추행을 자행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혹행위와 추행이 대물림까지 됐다는 사실이다. 첫 가해자가 전역하면서 두 번째 가해자에게 인계됐다. 두 번째 가해자는 피해자를 흡연장과 생활반으로 불러 옷 속에 손을 넣고 성기를 만지기도 했다. 샤워실에서의 엽기행각은 끔찍하기까지 하다. 피해자에게 성기가 흔들릴 만큼 춤추라며 피해자에게 소변을 뿌리는 등 악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일과 후 취침 시간에도 추행은 계속됐다. 온갖 모멸감과 수치심 속에서도 피해자에게 ‘감사합니다’를 복창하게 했다.

해병대의 가혹행위와 추행은 근절되지 않는 고질이다. 지난 2011년 7월에는 상습구타와 가혹행위, 엽기적 성추행으로 인해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해병대원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정 사병을 하급 병사까지 동원해 집단 따돌림 시키는 ‘기수열외’ 악습 때문이었다. 당시 해병대는 해당 부대를 해체해 재창설하겠다고 다짐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유사 사건이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고 있다. 얼마 전 후임에게 초코바 180개를 억지로 먹인 사건이나 잠자리를 산채로 먹이는 등 악습은 여전하다. 2017년 10월에는 뚝배기 집게로 혀를 잡고 야구 방망이로 팔꿈치를 가격 하는 등 조폭영화에서나 나올 법 한 가혹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앞서 2014년에는 선임병이 전입 신병에게 소변기를 핥게 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런 인권유린 병영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 이 정도면 가혹행위나 성추행 등이 부대 내 한 두 명의 일탈행위가 아니라 해병대 전체의 고쳐지지 않는 동질문화로 봐야 한다. 더 이상 해병대사령부 자체의 자정을 기대할 수 없다. 국방부는 물론 국가인권위가 철저한 조사와 처벌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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