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궁기 보릿고개가 있던 내가 어린 시절은 모두가 가난했다. 멋모르고 할머니 손잡고 성당에 따라 간 일들이 어렴풋이 생각이 난다. 성당에서 옥수숫가루를 얻어 빵을 만들어 먹고 옷이나 모자도 받아 성당 가는 날은 즐겁다. 사탕과 과자 푸짐한 선물을 주는 성탄절은 발 디딜 틈도 없다.

할머니는 절실한 가톨릭 신자다. 성당 안에 들어서면 하느님 성전이라며 나보고 두 손 모어라 하시고는 성모상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 하신다. 나는 받은 과자도 먹고 싶고 UN마크가 새겨진 모자도 쓰고 싶어 빨리 기도가 끝나도록 하느님께 기도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시지만 팔남매 장손인 나를 끔찍하게 여겼다. 싸늘 딱딱한 마루에 무릎을 꿇고 온 가족과 나를 위해 기도하신다. 별 탈 없이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들딸 키우며 건강하게 잘 살아 하느님께 감사하고 고맙다.

절실한 할머니 내리사랑이 나도 교리를 받아 가톨릭신자다. 한때 젊은 시절 나름대로 패기와 교만에 넘쳐 과음하면 ‘내가 신의 아들’이다. 큰소리를 치며 내가 대단한 존재로 착각하여 신앙도 부정하고 아내의 신앙생활도 못마땅하게 대한 적도 있다.

생로병사의 고달픈 인생살이에 어렵고 힘들 때 자신감과 당당한 패기만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것도 뒤늦게 알았다. 누구나 한두 번 생사의 고비를 당하면 반사적으로 하느님을 찾는다.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애국가처럼 경천애인의 깊은 의미 나이가 많아지고 세월이 흐름에 따라 마음에 찡한다.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라’는 신앙과 맥락이 같은 경천애인의 참뜻 되새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지가 1년이 가도록 줄어들지 않는다. 사망자가 수 십만 명 확진자가 수 천만 명으로 사람이 뜸한 코로나 반 토막 일상을 살고 있다.

방역이 잘 된다는 우리나라도 재확산이 우려된다. 대구 신천지교인이 치료백신개발에 전번에 수백 명, 이번에 수천 명이 혈장 기증 정말 고맙다. 코로나19 퇴치 인간의 능력으로 한계가 있다. 인간을 만든 조물주 하느님의 영적 치유에 매 달린다. 간절히 기도하면 소원 들어준다는 남산 성모당 팔공산 갓 바위 코로나 공포로 집에서 하는 비대면 기도로 보태자.

모든 종교의 이념인 착할 선(善)을 실천하여 자연에 순명하며 사랑하며 살자 코로나19로 일상이 망가뜨려 우울한 하루하루를 모두 힘겹게 보내고 있다. 입에는 마스크로 막고 사람 간에 간격을 두어 기력 빠진 썰렁한 일상 기약 없다.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경천애인이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위로 한다.

전능하신 하느님 힘 절실하다. 자연보호 전쟁 없는 인간 사랑하는 마음이 지구상에 가득하면 코로나19도 진정된다. 하늘을 우러러 보아 부끄러운 없는 삶 섭리에 순명하며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고 감사하자 육체에 붙은 코로나바이러스 껍데기 마음과 영혼이 치료백신이다. 때 묻지 않는 속살이 살아 나와 병든 껍질을 나사 주는 경천애인이 코로나19 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