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국민의 힘, 피플파워(people power)는 ‘시민혁명’이란 뜻으로 일반명사화 된 용어다. 시민혁명을 가능하게 한 ‘민중의 힘’을 나타낸다. ‘피플파워’는 독재정권이나 부패 정부, 민의에 반하는 정책에 항거하는 ‘국민의 힘’이다.

대표적인 ‘피플파워’ 사례가 필리핀에서 일어난 두 차례의 시민혁명이다. 필리핀의 1차 피플파워는 1986년 2월 독재자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대통령을 추방한 것이다. 필리핀 국민은 부정선거를 자행한 마르코스를 권좌에서 축출해 외국으로 내쫓았다. 2001년 1월에는 조지프 에스트라다 대통령의 뇌물 스캔들이 불거져 2차 피플파워가 일어났다. 에스트라다는 수많은 시위군중의 퇴진 요구에 항복해 사임했다.

2010년 12월 튀니지에서도 민주화 피플파워가 일어났다. 24년 간 장기집권한 벤 알리 정권에 항거해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 알리 대통령이 축출됐다. 튀니지의 국화 재스민의 이름을 따 ‘재스민 혁명’이라 부른다. 재스민혁명은 이른바 ‘아랍의 봄’의 서막으로 아랍과 아프리카 지역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첫 피플파워다. 최근에는 ‘범죄인 인도 법안’을 추진하는 홍콩 정부에 저항하는 홍콩 시민들의 시위도 ‘피플파워’의 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 촛불시민을 세계 언론은 한국의 피플파워로 기록했다.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시위에 연인원 1500만 명이 촛불을 들어 헌법재판소가 결국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박 전 대통령은 당명을 ‘국민의힘’, 영문 약자 ‘PPP(People Power Party)’로 바꾼 미래통합당의 전신 새누리당 대표였다. 국민의힘은 당명에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 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을 함축했다고 한다. ‘수구 웰빙’이라 지탄 받은 당이 어떤 국민의 힘을 보여 줄 지 기대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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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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