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박소현 주임

“한적한 봉화에서 태어나 한 손에는 책, 한 손에는 꽃을 들고 들판을 뛰어다니던 제가 수목원을 직장으로 선택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결과인지 모릅니다.”

한국수목원관리원 소속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만난 박소현(30) 주임은 국가기관 직원으로서의 사명감과 고향 지역발전에 기여 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가득했다.

박 주임은 수목원 산림생물자원과 문화예술을 접목시킨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인문계 출신 다운 문장 실력과 조경학도 출신의 디자인 감각을 살려 일의 효율성도 뛰어나다는 평이다.

외국어문학을 전공했지만 뒤늦게 적성을 깨닫고 조경학으로 전과(轉科)한 것이 현재의 자신을 있게 했다며 운명과 같았던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대학교 1학년 때, 우연한 기회에 조경학과 관련된 수업을 접하고 교수님을 찾아가 전과신청을 하며 조경기사 자격증도 따고 그렇게 조경학도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고향인 봉화군에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설립되면서 전공을 살려 취업을 할 수 있게 된 거죠. 좋아하는 것을 일로 삼게 된 특별한 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만큼 일에 대한 강한 자긍심이 느껴졌다.

“수목원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제가 속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식물·전시·교육·연구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인재들이 모여 수목원 진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 한국수목원관리원에 소속된 수목원이다. 한국수목원관리원은 식물유전자원의 보전과 자원화를 위해 기후 및 식생대 별로 조성된 국립수목원을 운영 관리하는 기관이다.

올해 서른을 맞이하면서 문화기획자로서 새로운 꿈을 가꿔가고 있다.

지역예술인들에게는 활동 기반을, 지역민과 문화적 소외계층에게는 문화소비생활을 즐길 수 있는 수단으로서 수목원의 역할이 커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박 주임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전문아카데미를 설립하는 등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화기획자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긴 학업과 취업의 길을 지나 지난가을 인생의 반려자를 만난 지금, 지난 30년은 선물 같았다”고 회상한 박 주임은 그동안 높은 스펙을 쌓은 사람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고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남을 따라 움직이는 조급함이 아니라 자신의 중심을 지키는 것이라는 소신도 함께 밝혔다.

아는 것 보다는 알아야 할 것이, 경험한 것보다는 경험할 것이 많다며 ‘서두르지 않되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박소현 주임의 모습에서 평범하지만 특별한 새로운 시대의 희망을 보았다.

한편 “나이가 서른이 되도록 어머니·아버지라고 부르는 것보다 엄마·아빠라고 부르는 것이 익숙하다”며 “하고 싶은 것은 모두 해야 하는 철없는 딸이 어떤 선택을 하던 포기 하지 않고 걸어갈 수 있도록 무한한 사랑과 배려로 지지해준 부모님께 늘 감사한 마음과 미안한 마음이 함께 있습니다”라며 부모님에 대한 사랑도 전했다.
 

박문산 기자
박문산 기자 parkms@kyongbuk.com

봉화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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