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세상에는 5%의 멘토와 95%의 꼰대가 존재한다고 한다.

그런 탓인지 혹자는 대한민국을 ‘꼰대’의 나라라고 말한다.

꼰대는 사전적으로 ‘늙은이’나 ‘선생님’을 가리키는 은어(隱語)라고 정의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이런 의미로만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

‘꼰대’는 통상 단순히 꽉 막힌 어른세대를 일컫지만 최근에는 세대나 사회적 체계와 관계없이 ‘소통되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세상 참 좋아졌어. 나 때는 말이야~’란 말은 젊은이들이 기성세대를 풍자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자신의 경험과 신념만을 절대 진리로 여기며, 상대와 타협하지 않고 가르치려고만 하는 기성세대를 젊은이들은 ‘꼰대’라고 부른다.

꼰대와 멘토는 모두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가르치는 방법에 차이가 있다.

꼰대는 입으로 가르치고 결과에 치중하나, 멘토는 귀로 가르치고 과정에 관심을 둔다.

꼰대는 과거이야기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로 하지만, 멘토는 미래이야기와 상대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주로 한다.

그리고 이 세상에서 자신이 멘토 아닌 꼰대에 속한다고 자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다.

결국 꼰대와 멘토는 ‘공감대의 공유’ 여부에 차이가 있다. 소통은 믿음이 그 바탕이요, 배려가 그 방법이기 때문이리라.

직장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5.4%가 직장 내에 ‘젊은 꼰대’가 있다고 답한 것은 의미심장한 결과다.

이렇듯 ‘젊은 꼰대’가 생기는 것은 구태의연한 생각으로 상대를 가르치려들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을 바꾸기가 어렵다.

그러니 후배 입장에서는 좋은 조언도 전달 방식이나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잔소리고 참견으로 취급되기에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당사자가 필요로 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꼰대’에서 벗어나는 길은 자신이 가진 것을 내려놓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된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서로 간의 간격을 좁히면 된다.

모두가 다른 재능이 있어도 정해 놓은 잣대로 평가하지 않고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면 될 것이다.

세상을 살며 좋은 멘토를 만난다는 것과 좋은 멘토가 되어준다는 것은 매우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멘토 한 명쯤은 두는 것이 좋다고 본다. 꼭 대단한 위인이나 유명인사가 아니어도 좋다. 부모형제, 친구, 스승, 책 등 모두가 멘토가 될 수 있다.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에게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준 멘토는 동생 ‘테오’였고, 일본의 물리학자 고시바 마타토시의 나침반이 되어준 멘토는 아인슈타인이 쓴 ‘물리학은 어떻게 만들어졌나’라는 책이였으며, 삼중 장애 헬런켈러와 설리번 선생 등 이상적인 멘토링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이정표가 되었다.

꼰대가 업그레이드되면 멘토도 되고, 엄청난 콘텐츠도 될 것이다.

이러한 필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당신은 멘토인가 아니면 꼰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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