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울원전본부 홍인해 대리.
한울원전본부 홍인애 대리.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길을 따라가야겠다는 생각 때문인지 결국 저도 같은 직업을 갖게 됐네요.”

한울원전본부 홍인애 대리(30)는 1990년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강원도 양양에서 보낸 뒤 충남 보령에서 초·중·고를 마쳤다.

그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닌 이유는 다름 아닌 아버지가 한국전력에서 근무한 이력 때문이다.

한전 산하의 수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를 오가다 보니 자연스레 이사하는 일이 잦았다.

한국전력은 전력산업구조 개편으로 발전부문을 지난 2001년 분리했다. 이때 한수원은 원자력과 수력발전을 포함해 별도 운영되기 시작했다.

홍 대리는 올해로 입사 7년 차다. 신한울원전 제1발전소 자원으로 첫 근무지를 배정받아 지금까지 일하고 있다.

당시 동기들은 100여 명이었지만, 지금은 근무지 변경으로 50여 명만이 남아 함께 근무하고 있다.

홍 대리의 업무는 발전소 직원들의 복지와 안전을 챙기는 운영기술실 안전부에서 일한다.

홍 대리는 “안전부는 직원들이 근무 중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위험이 예측되는 부분을 미리 찾아 예방하는 부서다. 가정으로 치자면 부모님의 위치와 같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입사 경력이 길지는 않지만 30여 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경력순으로 따져 서열상(?) 중고참에 속한다.

아직 많이 배워야 할 때지만, 후배들이 많은 만큼 부족해 보일 수 없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평소 회사 근무 태도와 인사성 등을 지적한 탓에 후배들로부터 ‘젊은 꼰대(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학생들의 은어)’로 불린다.

그녀는 “진급 당시 업무 경력도 짧은데 중간 관리자 역할을 무사히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부담이 컸다. 그러나 지금은 후배들에게 한가지라도 알려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흔히들 원자력은 한 번의 불상사가 생기면 큰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는 위험한 시설로 보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은 가장 친환경적이며 안전한 시설”이라면서 “만약 그렇게 위험하다면 아마도 억만금을 줘도 일하지 않았을 것이다. 위험 발생 신호 즉시 모든 원자력 발전시설은 멈추게 설계됐고, 이로 인해 더 이상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얼마 있으면 저도 결혼하는데, 이곳에서 아이를 낳고 살 것이다. 저에게는 울진이 다른 본부보다 훨씬 좋다고 느껴진다. 물론 제가 조용하고 공기 맑은 울진을 좋아도 하지만 제 직장인 원자력에 대한 믿음이 제일 크기 때문에 이곳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기술을 보유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원전 기술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수원의 원전 기술은 가장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다. 지금은 비록 시대적 흐름에 따라 정체기를 맞고 있지만,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세계로 뻗어 나가는 원자력 기술 강국을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가 최우선이라고 본다.

홍 대리는 “지금 제가 하는 업무는 국민 신뢰를 만들어 내는 마중물이라고 생각하며,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다 안전하게 유지하고 직원들의 불편사항을 살피는 마치 윤활유와 같다”며 “제가 노력하는 만큼 원전 기술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며, 사람의 운영 실수로 원전이 정지되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원전은 첨단 기술의 결정체지만, 최종 제어는 사람인 만큼 많은 경험과 기술적 노하우가 축적돼야만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인애 대리는 “지금 제가 근무하는 신한울원전이 하루빨리 가동돼 안전 운영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면서 “기술은 인간이 만들어낸 창조물이다. 원자력이 사고 없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앞으로도 한 치의 실수 없이 원전이 운영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형소 기자
김형소 기자 khs@kyongbuk.com

울진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