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검유착 냄새" 특임검사 압박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27) 씨의 군 복무 중 ‘휴가 미복귀’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야당이 ‘특혜·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대여 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와 관련한 ‘아빠 찬스’ 논란에 이어 추 장관 아들의 ‘엄마 찬스’ 논란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이자 여야 대립의 최정점에 있는 ‘검찰 개혁’ 문제에까지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여당 일각에서는 학부모들에 가장 민감한 자녀 입시와 군 복무 문제가 잇따라 터지면서 자칫 부동산 정책 실패에 다른 중도층 이탈현상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추 장관 아들의 특혜 의혹을 제기해 온 국민의힘은 추 장관의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보좌관이 2017년 6월 추 장관 아들 서 씨의 군부대에 전화했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을 계기로 윤석열 검찰총장 주도의 특임검사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6일 성명서를 통해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未)복귀 문제를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이 추 장관 보좌관과 통화했다는 부대 관계자 진술을 받고도 참고인 조서에서 뺐다는 의혹이 구체화 되고 있다”며 “수사의 핵심은 추 장관 아들이 별다른 절차 없이 19일이나 병가를 받고도 나흘 더 연장하는 과정에서 당시 여당 대표였던 추 장관의 압력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짜 검찰개혁’을 위해서라도 윤석열 검찰총장은 하루빨리 특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정상적 검찰이라면 해당 보좌관을 즉시 소환 조사하고, 통화 내역도 확보했어야 함에도, 진술 조서에조차 남기지 않은 것은 사실 은폐를 위해 일부러 뺀 것일 것”이라며 “동부지검 수사팀과 지휘라인의 직무유기 혐의가 높고, 추 장관이 개입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권검(權檢) 유착의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에는 검사가 관련된 사건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검찰총장이 특임검사를 지명하는 제도가 있다”며 “법무부 장관이 수사대상이어서 법무부 장관이 철저하게 배제되는 특임검사의 도입이 시급하고 중요하다. ‘정권 호위 무사로’전락하지 않은 검사를 찾아 수사를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특히, “추 장관 스스로도 ‘아주 간단한 수사’라며 ‘검찰이 당장 수사하면 될 일’이라고까지 했다”며 “만약 추 장관이 말과 다른 행동을 한다면 실제로는 수사 의지가 없는 것이며, 그때는 특검, 국회 국정조사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장기화와 이에 따른 경제 침체 등으로 어느 때보다 민생대책에 전념해야 하는 정부·여당이 더는 ‘추미애 구하기’에 에너지를 소비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국민의힘이 공세를 강화하는 배경에는 그동안 ‘검찰 개혁’을 주장해 온 추 장관 스스로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검찰 수사를 막았다는 강한 의혹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추 장관 아들 의혹 최초 제보를 통해 검찰에 이를 고발했지만 서울동부지검의 수사가 8개월째 지연된 데다 보좌관의 전화통화 내역 자체가 검찰 진술조서에 빠지면서 추 장관의 압력 때문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법사위에서 국민의힘은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추 장관 아들의 수사를 맡은 동부지검장으로 근무하다 차관 발령을 받은 것이 이번 논란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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