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4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국적인 피해가 잇따르자, 벌써부터 한반도를 할퀴고 갈 다음 태풍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8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 들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여름 3개, 가을 1개 등 총 4개로 집계됐다.

발생 시점을 기준으로 6~8월은 여름태풍, 9~11월은 가을태풍으로 분류된다.

지난달 9일 제5호 태풍 ‘장미’를 시작으로 제8호 ‘바비’, 제9호 ‘마이삭’을 지나 제10호 ‘하이선’까지 1개월 동안 4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의 동향을 보면 발생 주기는 짧아지는 반면, 강도는 점차 강력해지는 추세다.

장미는 중간 미만 세기의 태풍으로 강력한 바람을 몰고 오진 않았으나, 경기·충청·전라 지역에 최대 200㎜ 이상의 많은 비를 뿌리면서 침수 피해를 일으켰다.

서해상을 따라 북상한 ‘바비’ 또한 초속 45m를 넘나드는 최대순간풍속을 기록했고, 일주일 간격으로 연달아 우리나라를 덮친 ‘마이삭’과 ‘하이선’은 수 많은 이재민을 만들었고 침수·정전피해 등 전국 곳곳에 피해를 입혔다.

8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태풍 ‘하이선’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지난 7일 오후 7시 30분 기준 실종 2명, 부상 5명으로 집계됐다. 이재민은 78명 발생했고 시설피해는 785건이 접수됐다. 특히 공공시설 가운데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 2·3호기 터빈발전기가 자동정지됐고 7만 5237세대가 정전 피해를 겪었다.

하지만 제11호 태풍이 갑자기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구기상청 측의 설명이다.

대구기상청 관계자는 “수치예보모델을 보면 아직 새로운 태풍이 발생할 징조가 없어 언제 다음 태풍이 나올지 말하기는 시기상조”라며 “앞으로 적어도 5일 이내에는 한반도에 영향을 줄 만한 태풍이 만들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필리핀 주변 해수면의 온도가 높으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그 가장자리에 머무는 등 태풍 발생 조건이 형성돼 있는 만큼 10월 말까지는 태풍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구기상청은 지난달 21일 ‘가을철(9∼11월) 날씨 전망’에서 올해 가을 태풍 한두 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하이선을 제외하고 많으면 1개의 태풍이 더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에는 기상 관측 이래 1959년과 함께 가장 많은 7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끼쳤다.

이 중 3개는 가을철에 발생했으며, 마지막 태풍인 제18호 태풍 ‘미탁’은 9월 말께 발생해 10월 1∼3일 우리나라를 지나갔다.

한편, 제11호 태풍이 발생한다면 명칭은 ‘노을’이 된다. 노을은 북한이 제출한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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