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포항병원 재활의학과 김병희 진료과장
에스포항병원 재활의학과 김병희 진료과장

어느 날, 한 60대 환자가 우측 엉덩이 및 다리 바깥쪽 저림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다.

환자는 우측 엉치 통증이 있었으며 일주일 전에 무리한 운동을 하고 난 뒤에 해당 부분 통증이 발생했고, 평소 허리 통증도 겪고 있었다.

먼저 허리 디스크 증상을 의심해 허리 검사를 진행한 결과, 자기공명영상(MRI)에서 우측 허리에 디스크 소견이 관찰돼 허리 통증 주사를 시행했다.

하지만 이 환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통증이 재발해 다시 병원에 내원했다.

우측 엉덩이 부분에 국한된 통증이 계속됐고, 특히 앉았다 일어설 때 해당 부위에 통증을 호소했다.

골반 엑스레이(X-ray) 사진상 우측 골반 대전자 부위에 다발성 석회가 관찰됐다.

우측 골반 석회화 건염으로 의심돼 진행한 골반 부위 MRI 및 CT 촬영에서 대전자 부위에 다발성 석회가 다발성으로 관찰됐다. 이 환자는 초음파 유도하 주사 치료 후 통증이 사라졌다.

골반 석회화 건염의 증상은 허리 디스크 증상과 비슷해 허리 디스크 치료를 받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다.

석회화 건염은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힘줄에 돌이 발생하는 증상으로 일상 생활 중 자극을 받게 되면 해당 부위에 염증을 일으키며,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전형적으로 대퇴부 대전자라고 하는 뼈가 튀어나온 곳에 국한적인 압통이 나타나고 옆이나 뒤쪽으로 저린 느낌을 받는 경우도 많다.

주로 앉았다 일어날 때 주로 통증이 심해지며, 주로 밤에 통증이 심해져 불면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진단은 임상 증상과 X-ray로 우선 진단을 내릴 수가 있으나 석회화가 X-ray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초음파, CT 및 MRI 등의 추가 영상학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석회화 건염은 주로 어깨와 팔꿈치에 많이 발생하며, 골반에서는 드물게 나타난다. 주로 과도한 활동 및 반복적인 작업에 의해 발생하며, 자주 재발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아직 석회화 건염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진 힘줄조직이 퇴행성으로 변화하거나 힘줄로 가는 혈액 공급이 감소하면서 힘줄 세포가 연골 세포로 변해 석회가 쌓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당뇨를 비롯해 외상의 병력, 유전에 의한 발생도 잦다.

석회화 건염은 통증이 아주 극심한 경우가 많아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료 방법은 증상의 진행 과정과 석회의 크기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뉜다.

먼저 약 처방으로 좋아지는 경우보다는 주사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최근에는 초음파 유도하 주사로 정확히 병변에 주사를 놓아 치료할 수 있다. 또한 석회를 흡수시키기 위한 체외충격파 치료도 가능하다.

직접 주사기를 통해서 석회화를 빼내는 시술을 하기도 하지만, 시술 후의 통증이 심해 자주 시행하진 않는다.

수술적 치료는 약 또는 주사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의 호전이 없거나 재발 빈도가 높을 때 이뤄지며, 경험상 극히 드문 경우에만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석회화 건염 환자들은 자신의 병에 대해서 먼저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반복적인 활동과 무리한 동작으로 언제든지 악화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하고, 석회화로 인해서 주변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통증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먼저 인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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