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 시군의 태풍 피해가 심각하다. 조사가 끝나 봐야 알겠지만 피해 규모가 지방의 시군이 감당하기 어려운 큰 피해다. 정부는 피해가 큰 포항시와 경주시, 울릉군 등에 대한 핀셋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해야 한다.

경북도는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 피해조사를 한다.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강타한 울릉도는 초토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0t 짜라 테트라포드(방파제 구조물)가 도로 위까지 떠밀려 올라온 것을 보면 태풍이 얼마나 강력했는지 실감할 수 있다. 울릉도의 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한 피해 규모만 47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액 354억 원을 훨씬 넘는다. 엎친 데 덮친 격의 10호 태풍 하이선 피해까지 추가되면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울릉에서는 사동항 방파제 220m와 남양항 방파제 100m가 유실됐고 여객선, 유람선, 예인선 등이 침몰하거나 부서졌다.

국민의힘 김병욱(포항남·울릉) 국회의원은 막대한 태풍 피해를 입은 울릉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촉구했다. 9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이 직접 울릉도 피해 현장을 확인했다. 현장 확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피해 복구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태풍 피해가 큰 시군이 신속하게 현장 조사를 마무리하고 특별재난지역에 지정되게 해야 한다.

울릉도 뿐 아니라 경북 전역에서는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이재민이 24가구에 54명 발생하고 9개 시·군에서 9만2700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주택 322채가 물에 잠기고 상가·공장 90동이 침수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포항 구룡포 해안마을은 10m 넘는 파도가 해안 마을을 덮쳤다. 지붕 40곳이 부서지고 담 29곳이 무너졌다. 구룡포읍과 구룡포해수욕장 사이에서만 집 3채가 완전히 부서지고 20채가 반 정도 파손됐다. 바닷가 주택들은 침수되고 정전으로 수족관 활어들이 죽어 폐기 처분하는 등 피해가 막심해 망연자실한 상태다. 경주시 감포읍 일원 상가와 주택도 마이삭에 이어 하이선으로 두 번 연거푸 침수 피해를 입었다.

두 번의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동해안 시군의 특별재난지역 지정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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