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유입량 늘어 수거에 한계…지자체들 "관리·처리비용 부족"

9일 경북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작업자들이 최근 연이은 태풍으로 떠밀려온 해초 등 쓰레기를 중장비로 치우고 있다.연합

“이렇게 많은 쓰레기는 처음 봅니다. 다 치우는 게 가능할까요”

9일 오전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

지난 3일과 7일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연이어 지나갈 당시 순간 최대풍속 초속 46m를 기록할 만큼 강력한 바람이 불었던 이곳 해수욕장 한쪽은 맥주병, 플라스틱 음료수병을 비롯해 해초와 나무토막과 같은 각종 쓰레기와 폐기물로 뒤덮여 있었다.

포항시 관계자들과 노인 일자리 사업 참가자들은 쓰레기를 한곳에 모으고 있었고 쌓인 폐기물은 굴착기와 트럭을 동원해 퍼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쓰레기 수거작업에 참여 중이던 한 포항시민은 “마이삭이 지나가기 무섭게 다음 태풍이 몰려와 쓰레기가 급격히 늘어났다”며 “일주일째 자고 일어나면 바닷가로 출근해 쓰레기를 치우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악취 등 각종 문제로 이어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포항 죽천해수욕장 곳곳에도 뿌리 채 뽑힌 나무를 비롯해 해초 등 폐기물이 모여 산을 이루고 있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 김모(67)씨는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 대문을 열고 나오니 집 앞에 쓰레기가 쌓여 심한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며 “해마다 태풍이 지나갈 때마다 쓰레기 문제가 발생해 불편이 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9호 ‘마이삭’과 10호 ‘하이선’ 두 차례의 태풍으로 인해 발생한 해안가 폐기물은 약 2000t에 달한다.

수거된 쓰레기는 담당 읍면동에서 임목 폐기물·해초류·합성수지 등으로 나누는 분류작업을 거쳐 북구 흥해읍 용한리에 위치한 임시 적환장으로 모여 처리된다.

지난해 10월 발생했던 태풍 ‘미탁’ 당시 발생한 해안 쓰레기 4000t을 처리하는 데 투입된 비용이 20억원이었던 점에 미뤄 이번 쓰레기 처리비용 또한 약 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으로 인해 발생한 해안가 쓰레기에 골머리를 앓는 곳은 포항뿐만이 아니다.

울진에서도 연달아 직격탄을 맞아 바다에서 밀려든 각종 부유물로 쓰레기 밭을 이루고 있다.

‘마이삭’의 경우 약 1500t의 쓰레기가 집계됐고, ‘하이선’은 400t가량이 밀려와 많은 인력이 동원돼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체 쓰레기를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만 9억7000여만 원으로 추산된다.

그 밖에도 경주와 울릉도에서도 각각 30~40t가량의 해안가 쓰레기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경북 동해안지역의 피해가 극심하다.

하지만 쓰레기 수거에는 한계가 있고 유입량이 늘어나면서 해마다 쓰레기 처리비용에만 쏟아 붓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또한 수분이 많고 유기물이 혼재된 해양폐기물과 육상폐기물이 섞여 있어 수거 처리가 쉽지 않아 해안가의 지자체들은 관리 및 처리비용의 부족도 호소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두 차례 연이은 태풍으로 인해 발생한 해안가 쓰레기를 지자체의 자체 예산만으로 처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여러 상황이 겹쳐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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