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라페뇨를 수확하고 있는 박민혁씨

“농사 5년째가 되니 기반이 잡힌 것 같습니다.”

김천시 농소면 봉곡리에서 ‘달을 보는 농부’라는 농장을 운영 중인 박민혁(30) 대표는 “가족이 농사를 지으며 느끼는 그 감동을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기 위해 신선하고 맛있는 농산물을 키우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고 멋쩍게 웃었다.

지난 2016년도 경북대 농학과를 졸업한 박 대표는 전기기사로 일하시던 아버지 (박의엽·63)가 노후 준비를 위해 마련해 놓은 농소면 봉곡리 감나무 밭 3305㎡(1000평)에 고추와 고구마 재배로 농촌에 뛰어들었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농사를 짓고 싶다는 꿈을 가졌어요. 농사를 지으면 주말에는 마음대로 내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참으로 어린 생각이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그는 남다르게 농업에 관심을 가져 농학도의 길을 걷게 됐고, 딸기를 재배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인근의 고령 성주지역의 딸기 재배 농민들을 보며 농업도 잘만하면 농촌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김천에서 딸기재배를 시작하는 꿈을 키워나갔다.

김천 시내에서 자라 김천고등학교를 졸업한 박 대표는 먼저 2017년 경북농민사관학교에 입학하면서 딸기재배 방법을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이듬해 처음으로 농소면에 영농자금 한 푼 없이 젊은이라는 투지 하나로 임대하우스 3305㎡(1000평)을 얻어 토경재배 방식의 딸기 재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돈이 없어 옛 방식인 토경재배를 시작했어요. 재배가 힘들어도 투자비용이 적게 들어가서 이 방식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시설투자를 해 수경재배방식을 할 수 있게 됐어요.”

박 대표는 인터넷판매를 위해 검색하다 할라페뇨 고추를 알게 됐다.

“공판장에 오전에 물건을 판매하니 그날 경락가에 따라 하루 기분이 달라졌어요. 이로 인해 직접 판매를 알아보던 중 인터넷 판매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박 대표가 재배하는 할라페뇨의 가장 큰 특징은 표면에 실금이 생겨야 수확한다. 우리나라 고추 종류에서는 많이 낯선, 마치 불량품처럼 느껴지는 이 실금(코르크)은 할라페뇨의 특징이다.

할라페뇨에 생기는 실금(코르크)은 매운 증표이며, 고추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많이 생길수록 맵고 단단하다고 한다.

멕시코가 주산지인 할라페뇨고추에 매력을 느낀 그는 재배를 시작한 첫해에는 큰 실패를 했다.

할라페뇨 고추가 재배방식이 까다롭고 병에 약하며 많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2년 차에 재배 성공, 인터넷판매를 시작하게 됐다.

현재 약 2만3140㎡(7000평)의 부지에 할라페뇨 고추와 딸기를 생산해 직접 인터넷에 전량 판매하며 연 매출 2억원을 올리고 있다.

“아버지께서 많이 도와주세요. 때론 힘들어하시는 아버지를 보면 ‘나 때문에’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플 때도 있어요.”

하지만 부모님의 묵묵한 지원과 친척 및 지인들이 일손을 거들어야 할 정도로 매일 바쁜 일상을 속에서 농촌의 여유로운 생활을 꿈꾸고 있다.

박민혁(30) 대표는 “앞으로 후배와 친구들이 모여 10명쯤 된다면 농업회사를 만들어 부자 농촌, 젊은이들이 되돌아오는 농촌을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부신 기자
김부신 기자 kbs@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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