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위원회, 등재 대상 선정…2021년 1월 신청서 유네스코 제출

고령군 지산동고분군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를 지닌 고령군 지산동고분군을 필두로 한 가야고분군의 국내 최종관문 통과로 세계유산 등재에 한발 성큼 다가섰다.

문화재청과 10개 광역·기초지자체로 구성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 추진단은 지난 10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세계유산분과)심의에서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따라서 고령 지산동 고분군(사적 제79호), 김해 대성동 고분군(사적 제341호), 함안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 합천 옥전 고분군(사적 제326호) 고성 송학동 고분군(사적 제119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사적 제542호)의 7개 유산으로 구성된 연속유산이 세계유산 등재 대상에 올랐다.

고령군은 그동안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약 9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이 이 같은 결실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지난 2011년 3월 경북도에 세계유산 등재를 건의하면서 첫 닻을 올리고, 같은 해 8월과 12월 경남·경북 세계문화유산 등재추진 실무협의회 구성과 고령군 대가야박물관에서 학술 심포지엄을 연이어 개최했다.

그 후 경북지역 가야문화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연구용역, 경북지역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가치규명을 위한 학술회의와 한국·일본·중국 국제학술대회 등을 거쳐 2013년 12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란 성과를 거뒀다.

이 과정에서 5~6세기 동아시아의 국제정세와 대가야, 대가야의 고분과 산성, 대가야 문물의 생산과 유통, 가야인의 정신문화 규명을 위한 ‘우륵과 가야금’재조명 등 삼국(고구려, 백제, 신라)가 아닌 사국시대로의 재조명 등 총 13회에 걸친 학술회의와 ‘가야사의 공간적 범위’란 학술총서 발간 등 ‘가야고분군’의 고고학적 가치와 국내외 비교연구를 담은 ‘가야고분군 연구 총서’만 총 7권을 발간했다.

2017년부터 동아시아 문화권과의 비교연구를 위해 국내 고고학 및 세계유산 전문가의 참여와 자문, 그리고 중국과 일본 고분 전문가 초청 워크숍을 통한 현장답사와 학술토론 등이 중점적으로 이뤄지기도 했다.

국내 최종관문 통과에 난제도 많았다.

고령 지산동, 김해 대성동, 함안 말이산 등 3개의 고분군으로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2013년)를 시도했지만, 지난 2017년 세계유산적 가치 증명이 어렵다는 문화재위원회 결정의 난관을 맞았다.

이 같은 내용의 극복을 위해 ‘가야고분군’ 104개소 가운데 선정 평가를 통해 4개 고분군(고성 송학동, 합천 옥전, 창녕 교동과 송현동,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을 확대, 2019년 1월 7개 고분군 모두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란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순탄치 않은 과정이 이어졌다.

2019년 3월 문화재위원회에서 조건부 등재신청 가결, 같은 해 7월 조건부 해소 심의 때 부결로 인한 선정 보류로 △역사성을 보완할 수 있는 연구팀 보강 및 전문가 참여 △비교연구 재작성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유산에서의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는데 심혈을 기울였고, 5월 등재신청 후보로 선정됐다.

위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7월 말 최종등재신청 대상 선정을 위한 문화재위원회에서는 “가야고분군이 제시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에 대한 논리적 기술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따라 심의 보류됐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총 4차례에 걸친 전문가 토론회를 실시하는 등 등재신청서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한 결과, 최종등재신청 대상으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기준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Outstanding Universal Value)’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증명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노력을 거듭해 이 같은 결실을 거뒀다.

세계유산 등재의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있다.

세계유산 센터 전문가 검토 후 등재 권고 과정에서 이해하기 쉬운 완벽한 논리와 증명의 세계유산위원회 등재기준(OUV·완전성·진정성·보존관리 등)을 갖춰야 한다.

향후계획은 등재신청서 초안(영문) 유네스코 제출(2020년 9월30일)→등재신청서 최종본 제출(2021년 2월1일)→유네스코 자문기구(ICOMOS*International Council on Mounments and Site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세계유산 등재 심사 및 권고 2021년 8~9월)→유네스코 자문기구 보충자료 요구(2021년 9~12월)→유네스코 자문기구 심사결과 유네스코 통보(2022년 5월)→유네스코 세계위원회 세계유산 등재 심의(2022년 6~7월)로 이어진다.

고령군은 문화재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일부 미비점으로 지적된 사항을 추가로 수정·보완해 이달 말까지 세계유산등재신청서 영문 초안 작성 후 내년 1월말까지 영문 최종본을 제출하고, 유네스코 자문기구(ICOMOS)의 현지 실사 등을 거쳐 2022년 세계유산위원회의 등재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용환 고령군수는“이번 성과는 세계유산추진단과 관련 지자체 등의 노력의 결실이다. 등재신청서에 기술한 ‘고령지산동고분군’을 포함한 가야고분군이 주변의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병존하면서도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체계를 유지했던 가야문명을 실증하는 독보적 증거로, 동아시아 고대문명의 한 유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임을 세계인에게 입증해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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