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명품 신도시를 구상하고 있는 곳에 잇따라 모텔 허가가 나고 있다. ‘명품’이라는 말이 무색해지지 않게 대구시의 적절한 행정행위가 요구된다. 대구시에는 미래 신도시를 추구하는 두 곳이 있다. 하나는 교육, 정주 명품 신도시인 수성구 대흥동 ‘수성알파시티(수성의료지구)’, 다른 한 곳은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첨단 산업도시를 추구하는 달성군 현풍·유가읍 일대에 개발 중인 ‘대구테크노폴리스’다.

하지만 이들 신도시 지역이 대구시의 명품 도시 구상과 거리가 먼 ‘모텔 천국’으로 변하고 있다. 이러다가 대구의 야심 찬 미래 신도시가 자칫 유흥과 배설의 천국으로 전락하지 않을 지 우려된다. 명품 타운을 표방하는 수성구 상업지역에는 2018년부터 최근까지 5개의 숙박시설과 1개의 관광숙박시설 허가가 났다. 다른 1개의 관광숙박시설도 최근 건축심의위원회를 통과해 허가가 난 것과 마찬가지다. 또 다른 1곳의 일반숙박시설 1곳도 재검토 의결을 했지만 보완을 거치면 허가가 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숙박시설 허가 건수가 늘고 있지만 정작 체류형 의료관광에 필요한 ‘의료관광호텔’은 없다.

지역 부동산 업계에서 자칫 모텔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 교육과 정주 명품 도시가 될 것이라는 수성알파시티의 환경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위주의 입주기업 90곳 정도가 있는 이곳에 8곳이 넘는 숙박시설이 들어서야 할 정도로 수요가 넘치는 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신선이 거문고를 타는 모습을 닮은 비슬산 아래 달성군 현풍·유가읍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대구테크노폴리스도 마찬가지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빗대 ‘비슬밸리’라 불리는 이곳은 대학, 연구기관의 협업으로 첨단산업과 연구 혁신이 일어나는 계획 인구 5만 명의 명품도시를 구상하고 있다. 이곳 역시 숙박시설이 난립하고 있다. 상가 밀집지역인 현풍읍 중리에는 2년 전 허가 받은 관광숙박시설이 성업 중이고, 모텔 방식 운영이 가능한 일반숙박시설 2곳이 허가 받아 공사 중이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법적인 요건을 갖추면 허가를 내주지 않을 방법이 없는 게 사실이라 했지만 도시 개발 목적에 따라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전주시의 경우 자체 조례 등을 통해 모텔 신축 때 거리제한과 관련 없이 시나 주민과의 사전협의 등을 규정하고 있다. 대구시도 나 몰라라 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행정력을 발휘해서 도시 난개발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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