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의 도동서원은 색다른 운취를 보여준다. 처마에 물떨어지는 모습이나 기와를 때리는 빗소리는 숙면에 꼭 필요한 자연의 ASMR이다.

비로인해 젓은 서원의 건물들은 좀더 짙은 본연의 색을 보여줘 맑은 날의 서원의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비오는 날의 도동서원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봤다.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위치한 도동서원은 자연과 조화를 이룬 한국서원의 특징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도동서원 앞으로는 낙동강이 흐리고 뒤로는 산을 지고 있어 풍수지리설에서 이상적으로 여기는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터이다.

경사가 있는 지형 조건을 최대한 살려 탁월한 서원건축 배치를 자랑하며 강당 기단부를 예술적으로 구현해 경관과 성리학 건축미학의 완성을 이뤘다고 평가받고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서원의 건축미와 역사성 때문인지 2019년 7월 전국 8개 서원과 함께 ‘한국의 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도동서원은 성리학 관련 이론 중 실천윤리를 강조한 한훤당 김굉필(金宏弼, 1454∼1504년)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된 서원이다. 조선 오현 중 한 명인 한훤당 김굉필 선생은 소학에 심취한 인물로 모든 처신을 소학에 따라 행동해 ‘소학의 화신’이라는 평을 들었다. 고향인 현풍에서 김굉필을 향사하는 서원 건립을 추진해 선조 원년(1568년) 현동 비슬산 기슭에 쌍계(雙溪)서원으로 지어졌다. 하지만 왜란이 일면서 서원은 부서졌고 향촌사회의 피폐와 재정 부족으로 10여 년 동안 복원되지 못했다.

선조 37년(1604년)에서야 현재의 자리로 옮겨 중건, 임금으로부터 도동이라는 이름을 하사받아 사액서원이 됐다.

도동서원은 1871년 흥선대원군의 전국 서원철폐령에도 존속한 전국 47개 주요서원 중 하나로 꼽힌다.

도동서원의 강당과 사당, 담장은 1963년 보물 제350호로, 2007년에는 서원 전역이 사적 제488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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