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코리아·알바몬 설문조사…직장인 30.8% "집콕 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북·대구를 잇는 시외버스 운행이 절반이 줄어 대구 서구 비산동 북부시외버스터미널 승강장이 대부분 비어 있다.경북일보DB

포항시민 이모(54)씨는 이번 추석에 따로 고향을 찾지 않고 가족들과 집에서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10여 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홀로 남은 어머니마저 올해 초 노인요양원에 입원 후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면회가 금지되면서 만날 수 있는 가족이 없기 때문이다.

이씨는 “일주일에 1~2회 전화통화로 어머니께 안부를 묻는 방법밖에 없다”며 “서울에 사는 형제들도 올해 수도권 상황이 심상치 않다며 서로 추석 선물만 보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황모(36·여)씨는 이번 추석에 고향인 경산을 찾지 않을 예정이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상황에 ‘혹시 내가 바이러스를 퍼뜨리게 된다면’이라는 부담을 떨쳐낼 수 없었기 때문.

황씨는 “잠깐 부모님 얼굴만 뵙고 갈지 가지 말아야 할지 몰라 무척 고민스러웠다”면서 “하지만 부모님의 건강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추석은 홀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맞는 첫 명절인 올 추석은 지금까지 지내온 명절과는 전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계속해서 세 자릿수를 유지하는 가운데 명절 연휴 동안 고향을 찾지 않겠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추석 명절의 익숙한 풍경이었던 ‘민족 대이동’도 올해에는 다소 누그러지겠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잡코리아가 알바몬과 함께 직장인 855명을 대상으로 ‘올해 추석 연휴 계획과 예상비용’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직장인 중 30.8%의 응답자가 ‘여행이나 외출을 삼가고 최대한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을 것(집콕)’이라고 답했다.

이어 ‘부모님 댁만 다녀올 것’이라는 직장인은 28.8%, ‘부모님과 가까운 친지를 찾아뵙고 안부를 나눌 것’이라는 직장인이 24.9%로 뒤이어 많았다.

이외에 22.1%는 추석 연휴 동안 ‘이직 준비를 할 것’이라 답했다. 추석 연휴 동안 ‘인적이 없는 곳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올 것’이라는 응답자는 5.1%로 10명 중 1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도 계속해서 세 자릿수를 유지하는 등 확산세가 줄어들 기미 또한 보이지 않는 상황도 문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4일 0시 기준 국내 확진자는 109명 늘어 누적 2만2285명이라고 밝혔다. 광복절 서울 집회 이후 수도권에 몰렸던 대부분의 확진자는 다소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노인요양시설·의료기관 등 감염병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방문판매·직장·소모임 등을 통한 산발적 감염도 끊이지 않는 상항이다.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깜깜이 환자’ 비율도 23%에 달한다.

손영래 중대본 전략기획반장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 기간 방역대책을 발표하며 “지난 5월과 8월의 연휴기간 이후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이 초래된 점, 아직 현재의 유행이 확실히 안정화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추석 방역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번 추석에는 가급적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주실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환자 추세는 감소하고 있으나 아직 일상생활과 관련된 사회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경로 미상 환자도 다수 나타나, 추석 때까지 이를 완전히 통제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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