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홀몸 노인 안부 영상 객지 자녀에 배달
완도·진주 등 고향 방문자제 캠페인 전국 확산

안부 영상은 지난 14일부터 생활지원사 120명이 어르신 댁을 방문해 제작해 자녀들에게 보낸다. 의성군
“얘들아, 올 추석은 집에서 쉬어라”

의성군에 퍼지고 있는 ‘고향방문 자제 캠페인’에 참여한 한 할머니의 말씀이다. 관련기사 8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안정되는 가운데 명절 연휴 동안 이뤄지는 ‘민족 대이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대유행을 미리 방지하고자 명절 고향 방문과 역귀성 등 이동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전국 곳곳에 번지고 있다.

15일 의성군은 지역 내 노인맞춤 돌봄서비스 대상자(홀로 어르신) 1873명과 함께 지난 14일부터 추석 연휴에 고향 방문과 성묘를 가급적 자제하며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동참하자는 의미가 담긴 ‘안전한 집에서 보내기’ 안부 동영상 제작 중이며 타 지역 거주 자녀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추석 명절 인구 대이동이 감염병 확산에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안부 영상은 지난 14일부터 생활지원사 120명이 어르신 댁을 방문해 제작하고 있으며 ‘올 추석은 집에서 쉬어도 된다’, ‘안전이 우선이니 이번 명절에는 꼭 오지 않아도 된다’ 등의 이동 자제 동영상 메시지를 녹화해 자녀들에게 보낼 예정이다.

김주수 의성군수는 “이번 추석 연휴에는 이동을 자제하고 가급적 집에 머무르며 모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주시길 바란다”며 “혼자 생활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안부 전화를 확대하는 등 노인 돌봄 공백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어느 한 지역이 아닌 전국적인 물결로 커지는 모양새다.

전남 완도에는 ’아들, 며늘아∼ 이번 추석 차례는 우리가 알아서 지내마. 내려올 생각 말고 영상 통화로 만나자‘라는 현수막이 시내 곳곳에 걸렸고, 전북 완주군 이서면 주민 20여명은 자발적으로 자녀들의 고향방문 자제를 당부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경남 진주시는 최근 “부모님이 ‘야야 고향에 오지 말고 집에서 지내거라’라고 먼저 전화해 주셔서 건강하고 행복한 추석을 보냅시다”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를 시민들에게 보냈다.

문자를 받은 시민들은 ‘저절로 음성지원이 되는 친숙한 사투리’, ‘센스있게 재난 문자를 보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와 관련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5월과 8월의 연휴기간 이후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이 초래된 점, 아직 현재의 유행이 확실히 안정화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추석 방역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번 추석에는 가급적 고향과 친지 방문을 자제해주실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환자 추세는 감소하고 있으나 아직 일상생활과 관련된 사회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경로 미상 환자도 다수 나타나, 추석 때까지 이를 완전히 통제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만식 기자
이만식 기자 mslee@kyongbuk.com

군위 의성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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