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수 DGB대구은행 초대 1인 지점장이 고객과의 면담을 위해 대구 북구 칠성동 제2본점 건물을 힘차게 나서고 있다. 박영제 기자

향토 DGB대구은행은 214개의 점포를 갖고 있지만, 김대수(49·3급) 지점장은 대구 북구 칠성동 제2 본점 1본부로 출근한다. 목표한 고객 자료를 준비한 뒤 회사에서 제공한 SUV를 타고 필드로 떠난다. 오전에 1명, 점심시간 1명, 오후 2명 등 하루에 4명의 고객과 면담한다. 지점 점포가 아닌 식당이나 카페 등지에서 고객을 만나 기업자금유치와 대출 등 아웃 바운드 업무와 여·수신 영업을 한다.

보험회사 직원과 똑 닮았다. 오후에 사무실로 돌아오면 고객분류와 상품설계에 매진한다. 김 지점장은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문현답’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고객과 소통하고 고민하면서 답을 얻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1967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도입한 1인 지점장이다. 영업력이 우수한 4급 차장급 이상 6명을 뽑아 8월 1일부터 특정 영업점 대신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개인 역량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도록 했다.

김대수 DGB대구은행 초대 1인 지점장이 대구의 한 카페에서 고객에게 신규 대출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꿈에 그리던 대구은행원이 된 김 지점장은 대구혁신도시 공기업과 우체국 등 기관 섭외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고, 남구청 출장소, 영남대 본관점 근무 때도 공금예금 섭외에서 두각을 보였다. 대출심사역 과정, 국제공인재무설계사, 공인중개사 등 금융 관련 자격증을 따는 등 고객상담 노하우를 쌓았다. 그는 “내가 바로 CEO라는 주인 정신을 갖고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개척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1인 지점장은 매력이 넘친다”며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갈고닦은 대출 섭외 실무경험과 고객 요구에 맞는 여신상품 설계능력, 고객 맞춤형 상담능력이라는 무기가 있기에 자신 있게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혼신의 노력은 결코 배반당하지 않는다”고 한 이승엽 선수의 좌우명을 금과옥조로 여긴다는 김 지점장은 무수한 영업실패 경험에도 좌절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고객의 거절을 걱정하기보다는 자신 있는 상품의 진면목을 고객이 이해하고 선택하도록 설명하고 설득한다. 나중에 좋은 상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고마워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공장을 빌려 사용하다 친척에게서 자금을 빌려 공장을 매입하려던 고객에게 공장경매를 안내하고 신규 대출을 도와준 인연으로 막역하게 지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출상품을 취급하면 고객에게 돈을 떼이지 않을지 걱정이 큰 게 사실”이라면서도 “10년 전 본점영업부 근무 당시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젊은 사장에게 예외승인으로 대출해준 뒤 회수가 걱정돼 가게를 둘러보고 퇴근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어서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비접촉 시대를 살고 있지만, 전화나 SNS 메신저보다는 마스크로 무장한 채 고객을 만난다는 김 지점장은 “고객 또한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기 때문”이라고 했다. 초대 1인 지점장으로 발탁해준 대구은행에 큰 빚을 졌다는 그는 “발로 뛰고 또 뛰어 성과를 이뤄내겠다”며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선제 대응해 1인 지점장 제도의 성공적 정착에 이정표를 남기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