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주거 마련 예정"…30년 좁은 임대아파트 벗어날 듯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지난 5월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속보=대구시가 일본군 위안부피해자인 이용수(92) 할머니의 주거 지원을 위한 예산 4억 원을 미리 신청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지난달 대구시와 대구시의회가 이 할머니의 주거 지원에 나서기로 잠정 합의한 이후 추진된 조례 개정(본보 8월 14일 자 9면)이 18일 통과되면 지원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내년 상반기 중구와 북구 일부 지역 가운데 이 할머니가 활동하기 편리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관련 예산을 신청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지난 30년 동안 달서구지역 12평(39.66㎡) 규모의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간병인으로부터 보살핌을 받으면서 대외적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 할머니가 거주하기에 환경이 열악하다는 의견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구시의회 김성태(더불어민주당·달서구 제3선거구)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거주지를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조례를 검토했고, ‘대구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 제6조(지원사업)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 지원을 위해 주거공간을 지원하는 사항을 추가하기로 했다.

18일 진행될 대구시의회 제277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해당 조례개정안에 대한 심사가 이뤄지지만, 앞서 대구시와 시의회가 합의한 사항인 데다 문화복지위원회 안건심사에서 조례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된 만큼, 문제없이 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명숙 대구시 여성청소년교육국장은 “앞서 대구시와 시의회가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주거 지원에 대한 공감을 충분히 가졌기 때문에, 내일(18일) 위안부 피해자의 주거를 지원하는 조례부터 향후 예산 심의까지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할머니가 국내·외에 많은 손님을 맞이하고, 일본군위안부역사관 ‘희움’ 강사로 활동하는 점을 고려해 인근 지역인 중구와 북구 일부 구역에 있는 아파트를 새로운 보금자리로 알아보려고 한다”며 “예산이 반영되면 상반기 중으로 새로운 주거지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 할머니가 서둘러 편한 보금자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고성동에서 태어난 이 할머니는 1944년, 16세 나이에 대만으로 끌려가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해방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왔고 1992년부터 위안부 문제 해결과 여성 인권을 위해 활동을 시작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